원화강세와 유가급등 등으로 최근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대외악재는 단기간에 해소될 성질이 아니기 때문에 내년 이후 전망은 더욱 불투명하다. 자칫 수년간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에 급브레이크가 걸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1일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2% 증가한 347억9,000만달러, 수입은 27.2% 늘어난 325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9,000만달러 감소한 22억달러로 55개월 동안 흑자를 지속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출호조는 추석에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이다. 올 10월은 추석이 있었던 지난해 10월보다 조업일수가 3.5일 늘어났기 때문이다. 실제 9~10월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3%로 상반기 14.4%, 6~8월 15.1%에 비해 크게 둔화되고 있다. 10월의 하루 평균 수출액도 14억5,000만달러로 9월의 15억1,000만달러보다 6,000만달러 줄었으며 증가율은 19.4%에서 6.1%로 떨어졌다. 산자부는 미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 국제유가 상승 등 불안정한 대외여건과 지속되고 있는 원화가치 상승 등으로 수출 증가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일반기계(52.8%), 자동차(32.0%), 무선통신기기(42.7%) 등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정기 보수로 생산이 감소한 철강과 가격 약세에 직면한 반도체 수출액은 각각 1.5%, 3.0%씩 줄었고 선박 인도 일정의 영향으로 선박 수출액도 16.3%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중동(85.1%), 아세안(33.2%), 중국(33.1%) 등지로의 수출이 전체 증가율을 주도했으나 대(對)일본 수출 증가율은 9.0%로 주요 지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수입의 경우 원유 등 원자재의 증가세가 뚜렷했다. 원유는 월평균 도입단가가 배럴당 76.14달러에 달하면서 수입액이 53억2,4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7% 늘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도 81.5% 증가한 13억3,800만달러에 달했다. 오정규 산자부 무역투자진흥관은 “그동안 우리 수출경쟁력에 대해 ‘환율하락에도 버텨낼 수 있다’는 주장과 ‘속으로 골병이 들고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며 “11, 12월에 판가름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철강의 수출감소 조짐이 나타나는 등 수출 차질이 우려됨에 따라 다음주 중 전반적인 수출상황을 점검하고 대책마련회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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