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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제화브랜드 중 '금강'만 승승장구… 명가를 지탱하는 힘은 …

국내 생산만 고집 '뚝심'

철저한 재고관리 시스템

기본을 지키는 정도경영


에스콰이아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60여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해온 국내 3대 제화 브랜드들의 엇갈린 운명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에스콰이아는 지난 2011년 2,036억원이던 매출이 2012년 1,800억원으로 줄어들더니 급기야 워크아웃 신청을 검토할 정도로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다. 엘칸토는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IMF 외환위기 당시 한 차례 부도를 맞았고 2011년 이랜드리테일에 인수된 후에도 2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금강제화는 IMF 외환위기 당시 브랜드 통합, 자회사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줄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고 이후 신규 브랜드 성공 등에 힘입어 세월이 갈수록 생명력을 강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각사별로 2,000억원 전후의 매출과 엇비슷한 시장점유율로 시장을 3등분하며 수십년간 '국민 신발'로 군림했던 이들 3개사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인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는 금강제화가 열악한 국내 제화시장에서 오랜 세월 건재를 과시할 수 있었던 이유로 무엇보다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뚝심 전략이 꼽힌다. 전세계에 공장을 두는 글로벌 SPA(제조유통일괄화) 브랜드와 달리 국내 생산을 고집한 전략이 오히려 브랜드 정체성을 바탕으로 탄탄한 기반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금강제화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구두 장인들의 솜씨는 세계 최고"라며 "공장을 동남아나 중국으로 이전하지 않고 국내에 유지하는 데는 이들의 솜씨를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재고관리 시스템도 브랜드 유지에 한몫하는 요인이다. 금강제화는 '재고관리를 통해 재무 리스크를 낮춰야 한다'는 김성환 금강제화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다른 제화업체들과 달리 보수적으로 상품을 생산·공급하고 있다. 원자재 발주단계부터 매장에서 제품을 판매할 때까지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예측하는 재고관리 시스템 덕분에 '악성 재고'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것. 트렌드 변화에 매우 민감한 제화시장의 특성상 유통과정에서 재고가 자주 발생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물량떨이식 할인 공세에 나서는 사례가 허다하지만 금강제화는 특정 상품이 잘 팔리더라도 무조건 대량 생산·공급에 나서기보다는 생산량을 조절하고 세일도 자제하는 등 제품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오래된 브랜드로 올드한 이미지를 벗기 위해 신규 사업과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도입하면서도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는 경영방침도 금강제화가 불황에 꼿꼿이 맞설 수 있는 힘으로 평가된다. 변신을 꾀하지만 신발과 가죽이라는 회사의 대표적인 키워드를 지켜나간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같은 방침 아래 금강제화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신발 멀티숍 '레스모아(2007)'로 신규 사업에 진출했으며 '브루노말리(2010)' '포니(2010)' '바레베르데(2011)' 등 신규 브랜드도 꾸준히 론칭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시장 안착에 성공해 현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효자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면서도 최고급 수제화의 전통을 살린 '헤리티지' 라인을 꾸준히 선보이고 최근 몇년 사이 캐주얼슈즈시장이 뜨자 국내에 선보인 지 수십년이 넘은 '랜드로바'와 '클락스'를 젊은 감각의 브랜드로 변신시키고 있다. 특히 클락스의 경우 아이돌그룹 비스트를 앞세운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며 '화려한 귀환'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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