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혈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의 균체 내 독소(내독소) 인식에 필수적인 단백질의 분자구조와 작용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이에 따라 치료 효과가 높은 패혈증 치료 신약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6일 이지오(사진) 화학과 교수팀이 패혈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 내독소를 인식하는 과정에 필수적인 ‘TLR4-MD-2’ 복합체의 단백질 분자 구조와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물학 분야의 권위지인 셀(Cell)지 9월7일자에 게재됐다. 이 교수에 따르면 수용체 단백질인 TLR4/MD-2 복합체는 박테리아 내독소를 인식해 세포방어 기작인 선천성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킨다. 그러나 많은 양의 박테리아가 갑작스럽게 침입하면 면역반응이 지나치게 활성화돼 장기 손상과 쇼크 등이 나타나는 패혈증을 된다. 이 교수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LRR 기술’로 그동안 불가능했던 TLR4/MD-2 복합체 단백질을 대량 생산하고 이 단백질 복합체의 결정구조를 밝혀냈다. 또 이 단백질 복합체 구조를 통해 패혈증 유도물질인 박테리아 내독소와 지질다당질(LPS)을 인식할 수 있는 단백질 주머니를 찾아내는 한편 LPS와 TLR4/MD-2 복합체가 결합하면서 선천성 면역반응이 활성화되는 메커니즘을 함께 제시했다. 이 교수는 “하이브리드 LRR 기술은 TLR4 이외에 세포 내에서 다양한 기능을 하는 수많은 LRR 계열 단백질들을 다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적 근간”이라며 “이렇게 생산된 단백질들을 이용해 각각의 단백질 구조를 분석하고 작용 메커니즘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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