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믿을 코스닥'

일부 코스닥 기업들이 대규모 공급계약이나 신규시설 투자계획을 취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악재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공시를 보고 투자한 사람만 손실을 보게 됐다. 코리아텐더는 지난 20일 장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중국 심양기원수마 유한공사와 체결한 240억원 상당의 공급계약이 해지됐다”고 밝혔다. 코리아텐더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공급하기로 한 20만대 셋톱박스 중 5,000대를 이달중 납품하기로 해 발주서와 잔금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계약 상대방쪽에서 일방적으로 연락을 두절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해지된 공급계약액 240억원은 지난해 매출액 58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코리아텐더는 공급계약 해지에 앞서 지난 1월 계약 규모를 당초 480억원에서 240억원으로 변경,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이에 앞서 큐론은 지난 11일 지난해 매출액 130억원의 절반이 넘는 73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큐론 관계자는 “계약 상대방인 대인테크가 공급제품의 품질보증 문제 등을 들어 계약 해지를 요청했다”며 “대인테크의 요구사항에 맞춰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기존 매출 계획 등에 차질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모티스는 지난 20일 24억원 규모의 신규시설 투자계획을 취소해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예고됐으며 싸이버텍홀딩스, 이즈온, 바이오메디아 등은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을 수시로 바꿔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줬다. 이 같은 공시 번복은 주가에 영향을 미쳐 투자손실을 입힐 수 있다. 하지만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 외에 별다른 제재조치가 없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공시내용 등을 변경하면 사안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1년 이내에 누적 지정횟수가 1.5회를 넘을 경우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