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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총회에서 본 한국경제(사설)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가 어제(23일) 홍콩에서 개막됐다. 이번 총회에는 우리나라에서 강경식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이경식 한은 총재 등을 비롯, 전세계 1백81개 회원국 대표들이 참석했다.IMF·IBRD총회는 재정과 금융을 총괄하는 회원국의 재무각료와 중앙은행 총재, 일반 금융기관장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세계의 금융관계 관심사를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총회가 여느 연차총회보다 주목되는 것은 올들어 대기업의 연쇄부도로 빚어진 국내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의 불안감을 불식시켜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의 국제적인 신인도를 홍보하기 위한 장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인 셈이다. 강부총리는 총회에 앞서 가진 외신기자회견에서 한국경제가 위기상황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 외국 금융기관 및 기업인을 상대로 한국경제 설명회도 개최, 대대적인 홍보작전에 나서기도 했다. 강부총리는 제임스 울펜슨 IBRD총재를 예방, 울펜슨 총재로부터 『한국경제가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국제사회의 시각을 전달 받았다. 울펜슨총재는 한국의 성장률·국제수지 등 거시지표가 호전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도 안정되고 있다는 강부총리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튼 성과는 있었다. 그러나 국내의 실상은 낙관과는 거리가 있는 것같다. 기아그룹 화의신청에다 환율불안이 겹쳐 주가는 6백50대선까지 추락했다. 환율도 9백14원대를 왔다갔다 하는 판이다. 따라서 어려운 국내상황을 좋다고만 강조하는 것은 자칫 역효과를 불러 올 수도 있다. 현재의 상황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총회의 또 하나 주목거리는 핵심주제 가운데 하나인 「자본이동의 자유화」다. 참가국들의 대부분은 자본이동의 자유화가 국제 금융체제의 붕괴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보다 신속한 개방을, 개도국들은 각국의 실정에 알맞는 점진적 개방을 선호하고 있다. 최근 동남아사태에서 보듯 개도국에 있어 금융개방은 만병통치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금융시장불안으로 취약한 곳 투성이다. 여기에 국제적인 환투기꾼들이 본격적으로 개입할 경우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자본이동자유화 문제가 어떻게 결론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이번 IMF·IBRD연차총회는 지켜보아야할 대목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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