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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신청 민원인 “짜증난다”
입력2003-07-11 00:00:00
수정
2003.07.11 00:00:00
김성수 기자
“여권발급 공무원의 불친절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게 없습니다.” “5시간30분을 기다려 신청서류를 제출하는 동안 접수 창구 뒤쪽에서 잡담만 하고 있는 공무원들을 보니 분통이 터집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처럼 여권발급을 신청하기 위해 관공서를 찾은 시민들은 불편함과 담당 공무원의 불친절함에 불만이 날로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여권발급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구청이나 서울시는 물론 주무부처인 외교통상부는 예산 타령하며 뒷짐을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권발급 민원인 불만 고조=최근 미성년자 조카의 여권을 대리로 신청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청을 찾았던 박모씨(40ㆍ회사원)는 2시간을 기다려 관련 서류를 제출했지만 담당공무원이 아이들 아버지 인감증명서는 필요 없고 어머니의 인감증명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해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그는 서류상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담당 공무원이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않아 아까운 시간만 낭비하게 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송파구에 살고 있는 오모씨도 지난달 28일 강남구청 여권과에서 여권발급을 신청하는 데 무려 5시간30분을 기다려야 했다. 그나마 오전 10시30분께 도착해 오씨는 접수라도 했지만 11시 이후 구청을 찾은 도착한 시민들은 번호표를 뽑더라도 당일 접수할 수 없다는 안내에 되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여권발급 늘었지만 담당인원 제자리=이처럼 민원인의 불만이 고조된 이유는 업무량은 늘어나는데 담당공무원은 극소수로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로부터 여권발급 업무를 위탁 받은 시내 6개 자치구청(종로ㆍ서초ㆍ영등포ㆍ노원ㆍ강남ㆍ동대문)이 국고보조금이 적다는 이유로 인원을 늘리기 않고 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일반여권 발급량은 IMF 당시인 지난 97년 82만건에서 98년 53만건으로 줄었지만 99년부터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내 여권발급 인원은 지난 98년 구조조정때 7.5% 줄어든 133명을 유지하고 있다.
종로구청 여권과 관계자는 “지난달 하순부터 하루 평균 2,000건 이상을 접수하고 있다”며 “현 인원으로는 업무량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련부처 예산타령에 서비스 개선 뒷전=서울시도 현재 6개 구청에 정원보다 13명을 추가 배치한 상태이며 시나 구청에서 인력을 보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여권발급 대행 업부에 지원되고 있는 국가보조금이 실제 소요경비보다 15.7% 가량 적게 지원되고 있다며 지난 3월 정원재조정과 소요경비 전액 지원을 외교통상부에 건의 했다고 만 덧붙였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여권발급 업무 정원을 늘이기 위해서는 행정자치부 승인을 거쳐야 하는 사항이므로 임의로 처리할 수 없다는 느긋한 자세로 일관했다. 또 국고보조금도 기획예산처가 내년 예산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외교통상부 여권과의 한 관계자는 오히려 “여권발급 업무에 대한 인건비와 부대경비를 실비로 지원하고 있다”며 “주민 서비스를 볼모로 인원조정과 경비 추가지원을 요구하는 구청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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