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샴페인은 2억5,000만개의 거품을 가지고 있다. 저자인 황의건씨는 지난 5년간 샴페인 브랜드 모엣 샹동을 홍보했던 브랜드 매니저다. 자타가 공인하는 샴페인맨이다. 샴페인과 관련된 잡다한 정보를 원했다면 이 책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책에는 샴페인에 대한 백과사전식 정보는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샴페인과 관련된 저자 자신의 이야기만 실려 있을 뿐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와인 관련 책들을 보면 와인의 종류부터 와인 만드는 법, 라벨 읽는 법 등 자질구레한 정보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스스로 샴페인 마니아라고 자부하는 저자는 샴페인에 대한 책을 쓰면서 굳이 잡다한 정보들을 나열하지 않았다. 샴페인의 모든 것에 대해 주절주절 늘어놓고 싶은 유혹을 참아 낸 이유는 무엇일까. 책의 마지막 장에 적혀 있는 영어 한 문장이 그 답변을 대신한다. ‘Luxury or die.’ 한마디로 샴페인처럼 폼나는 책을 만들고 싶어서다. 저자는 시시콜콜한 정보가 담긴 그렇고 그런 잡학류의 책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샴페인을 상징하는 모든 이미지를 책 속에 담고 있다. 표지의 오리지날 크리스탈 장식, 원목 케이스는 소장 가치를 염두에 둔 작업이다. 1만부 한정으로 내놓은 책 값은 웬만한 샴페인 값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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