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납주식 이용 변칙상속 제동

내년부터 상속세나 증여세를 물건으로 대신 납부(物納)한 뒤 아들 등 특수관계인이 공매주식을 낙찰받는 수법으로 상속ㆍ증여세를 탈루하는 행위에 제동이 걸린다.

재정경제부는 9일 증여세 물납을 허용한 것을 이용해 변칙적인 상속 및 증여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상속 및 증여세법 시행령을 이같이 고쳐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세청이 공개매각한 물납 주식을 납세자와 관계가 있는 사람(특수관계인)이 낙찰받을 경우 공매가격을 세금납부기준금액인 `시가`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증여상속세를 부과하는 기준금액은 원칙적으로 시가이지만 비상장주식의 경우 시가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국세청이 자체 평가법에 따라 산정한 가격이나 공매가격 등이 적용된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비상장 주식을 공개매각하면 국세청 평가액보다 크게 낮아지는게 일반적이다”며 “이를 악용해 소량의 주식을 먼저 증여한 뒤 물납하고 이 주식을 특수관계인이 싸게 낙찰받아 상속ㆍ증여세를 탈루하고 있다”고 제도개선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테면 100만주의 비상장주식을 아들에게 넘겨주기로 한 A기업 총수가 10만주를 먼저 증여하고 증여세를 주당5만원씩 계산해 물납했을 경우 증여할 경우 이 주식의 공개매각때 아들이 주당 1만원에 낙찰받았다면 나중에 증여하기로 한 90만주의 증여세 부과기준 금액은 주당 1만원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A기업총수의 아들은 90만주를 물려받은 데 대한 증여세를 원칙적으로는 220억4,000만원을 내야 하지만 이 같은 편법을 쓰면 40억4,000만원만 내면 된다. 다시 말해 180억원의 세금을 탈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권구찬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