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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00억 프랜차이즈 비결은 정성 담아 원칙·기본 지킨 덕이죠

■ 김철호 본죽 대표 예비창업자에 무료 강좌

김철호 대표

"전국 곳곳에서 창업 열풍이 불고 있지만 정말 창업에 중요한 것들은 빠져 있는 느낌입니다. 아무리 시스템이 잘돼 있어도 본사가 모든 걸 대신해줄 순 없지요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창업하려는 당사자 자신입니다. 무엇이 창업의 기본인지 끊임없이 자신에게 묻고 또 묻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의 기본과 초심을 계속 곱씹어야 됩니다."

9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교육센터 강의장. 20~50대 다양한 연령대의 예비 창업자 30명이 모인 자리에서 죽 전문 프랜차이즈 '본죽'의 창업자인 김철호(50ㆍ사진) 본아이에프 대표가 열띤 강의를 펼쳤다. 이날 강의는 본아이에프가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만든 창업 교육 프로그램 '본 외식 창업아카데미'의 첫 강좌였다.

김 대표는 "하루에도 십수명 씩 창업 상담을 해오고 창업 정보를 얻으려고 하지만 정작 기본과 원칙에 대해선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아카데미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카데미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무료로 상권 분석 방법, 부동산 권리 분석, 가맹사업법 등 창업 강좌를 무료로 진행한다.

그가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본아이에프라는 회사명의 '본이 뭐냐'는 것. 김 대표는 "대박 창업은 없다"며 "창업의 기본은 원칙과 신뢰"라고 설명했다.

그가 참석자들에게 들려준 자신의 원칙은 "얼마를 팔던지 정성을 담아 맛있고 제대로 된 음식을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것. 1990년대 후반 경영하던 업체가 외환위기를 맞아 부도가 난 뒤 대학가에서 호떡 노점상을 운영하며 온몸으로 익힌 경영철학이다. 부도로 막내 갓난쟁이 앞으로 든 적금, 홀어머니의 적금까지 털어 빚을 갚고 그는 길거리에 나앉았다. 처절한 실패의 끝자락에서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무슨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음식 장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이자 마지막 전부라는 각오로 '꿀떡깨비'라는 브랜드를 붙여 호떡 장사를 시작했다. 남들에겐 하찮은 길거리 노점이었지만 스스로를 존중한다는 원칙 아래 식용유 대신 마가린을 쓰고 야채 호떡 등을 개발했다. 그는 "비용을 아끼지 않고 좋은 재료를 쓰자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며 "그 때 경험을 바탕으로 기본을 지키자는 의미를 담아 죽 전문점 이름을 '본(本)'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2002년 9월 김 대표는 본죽 1호점의 문을 열었다. 오픈 첫날 매출은 12만 5,000원에 불과했고 한 동안 고객 발길이 뜸했다. 고급 식재료를 사용하고 주문받은 다음 만든 신선한 맛을 경쟁력으로 내세웠으나 당시만 해도 '환자들이나 먹는 음식'이라는 죽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워낙 매출이 좋지 않자 주변에서는 원가를 줄여 가격을 낮추라는 조언이 있었지만 처음 정한 원칙을 끝까지 지켜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음식을 상품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수익을 쫓아 원가를 따지기 전에 고객에게 넉넉하게 음식을 제공하면 이들이 다시 찾아옵니다. 개점 첫 날 12만 5,000원의 매출을 올린 본죽 매장 하나가 10년만에 연 매출 1,000억원대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런 생각 덕분입니다."

본아이에프는 대표 브랜드 '본죽'에 이어 '본비빔밥', '본죽&비빔밥카페', '본도시락' 등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잇달아 론칭해 국내외 매장 수는 1,400여개, 지난해 매출은 1,132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고객의 입장에서 늘 변화를 모색해야 고객으로부터 사랑 받는 음식점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 스스로 세운 기준과 원칙, 초심을 지키려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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