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출산율이 제3차 베이비붐, 쌍춘년(雙春年) 등의 효과에 힘입어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나라의 출산율도 비슷하게 상승,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의 저출산 국가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초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전체 출생아 중 이른바 ‘노산(老産)’ 연령대에 속하는 35~39세 여성의 출생아 비율이 10년 전보다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출산율 2년 연속 상승, 3차 베이비붐 덕 봤나=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7년 출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출생아 수는 49만7,000명으로 전년(45만2,000명)보다 4만5,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06년(1만3,000명)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한 것으로 출생아 수는 ‘밀레니엄 베이비붐’이 일었던 2000년 63만7,000명으로 반짝 상승한 뒤 5년 연속 줄었다. 2005년의 경우 출생아가 43만8,000명으로 40만명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사람의 자녀가 혼인ㆍ출산 연령기에 도달하면서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늘어나는 ‘제3차 베이비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2006년은 입춘이 두 번 있어 결혼하면 좋다는 쌍춘년이었고 지난해는 태어난 아기가 부자가 된다는 ‘황금돼지 해’라는 점이 출생아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혼인연령 상승, ‘노산’이 대세=‘신부’가 되는 초혼연령이 고령화하면서 ‘어머니’가 되는 연령대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1997년의 경우 전체 출생아 중 35~39세 여성의 출생아 비율이 20명 중 1명꼴인 5.2%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7년에는 이 비율이 11.7%로 두 배 이상 급증, 출생아 9명 중 1명꼴로 확대됐다. 40~44세 연령대도 마찬가지다. 1997년 이 연령대 여성의 전체 출생아 구성비는 0.6%에 그쳤지만 2007년 1.3%로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전통적으로 출생아 구성비가 가장 높았던 연령대인 25~29세 여성은 2000년 51.9%에서 2001년 사상 처음으로 절반이 안되는 49.4%를 기록한 뒤 지난해에는 38.5%까지 주저앉았다. 반면 30~34세 연령대의 출생아 구성비는 2005년 40.9%로 나타나 최초로 25~29세 여성(40.2%)보다 많은 아이를 낳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이 연령대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06년 42.0%, 2007년 41.9% 등 3년 연속 40% 초반대를 기록, 출산율을 좌우하는 핵심 연령대로 확인됐다. ◇합계출산율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출생아 수를 둘러싼 이 같은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세계 주요 선진국 중 최저 수준으로 확인됐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합계출산율은 ▦2002년 1.17명 ▦2003년 1.19명 ▦2004년 1.16명 ▦2005년 1.08명 등 매년 가파른 하락세를 거듭했다. 다만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출생아 수가 증가하면서 2006년 합계출산율은 1.13%로 상승 반전, 2007년에도 1.26%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우리가 상승한 만큼 다른 선진국들의 합계출산율도 상승 기조를 기록했다. 미국은 합계출산율이 2006년 2.10명으로 전년(2.05명)보다 0.05명 늘었으며 영국 역시 전년보다 0.5명 늘어난 1.84명을 나타냈다. 세계적 저출산 국가인 일본조차 2006년 기준 1.32명으로 우리나라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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