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자동차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464만여대의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세계 각국의 자동차산업 지원책과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해외시장에서 선전한데다 내수시장에서도 정부 지원과 신차 효과 등으로 하반기 들어 판매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반면 GM대우•르노삼성 등 다른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시장에서는 선전했지만 해외 판매가 줄면서 전체 판매량이 다소 감소했다. 4일 현대ㆍ기아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은 지난해 12월 및 2009년 연간 실적을 일제히 발표했다. 무엇보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현대ㆍ기아차의 판매실적이 두드러졌다. 현대차는 내수 70만3,000여대, 수출 240만4,000여대 등 총 310만7,000여대로 지난 2008년 대비 12%나 판매량이 증가했다. 기아차 역시 153만5,000여대(내수 41만3,000여대, 수출 112만2,000여대)로 판매량이 전년 대비 10% 늘었다. 현대ㆍ기아차의 연간 판매실적은 해외시장 확대 등으로 매년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해왔지만 지난해의 경우 자동차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유지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도 "지난해 실적은 글로벌 경제위기 파고 속에서 거둔 것인 만큼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며 "올해는 세계 자동차 산업의 재편과 경쟁심화 속에서 글로벌 선두권 업체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세계 자동차시장의 판매 규모는 2007년에 비해 1,000만대가량이나 줄어든 6,000만대에 그친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판매목표치를 지난해보다 16% 이상 늘어난 540만대로 설정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반면 다른 완성차 업체의 경우 2008년 대비 판매실적이 다소 줄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12월 창사 이래 최대 월간 실적(1만5,914대)을 기록하는 등 전년 대비 31%나 늘어난 13만3,630대를 내수시장에서 판매했다. 그러나 수출이 5만6,183대로 전년 대비 40%가량 줄어 전체 판매실적은 3.7% 줄어든 18만9,813대에 그쳤다. GM대우 역시 지난 한해 전체 판매량이 2008년보다 34.4%나 줄어든 57만8,578대에 그쳤다. 내수시장에서는 11만4,846대 판매로 선전했지만 수출이 46만3,912대로 39.4%나 줄어들어 타격이 컸다. 지난해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로 생존의 기회를 잡은 쌍용차는 2009년 한해 3만5,296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실적이지만 기업 심사를 한 회계법인의 당초 예상치 2만9,000여대보다는 20% 이상 초과 달성한 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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