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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채시장] 연말 맞아 활기띤다

서울 명동 인근에서 주로 어음할인업을 하고 있는 G파이낸스 사장은 20일 『연말로 들어서면서 100억원 이상을 할인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빈번하게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기껏해야 10~20억 수준에 머물러 있던 거래요청 금액이 연말로 접어들면서 상당 수준 올라갔다는 설명이다. 융통어음을 진성어음화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올들어 계속돼온 은행권의 「대출세일」 틈바구니에 끼어 움쭉달싹 못하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실제로 일선 현장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업체들도 「한시적으로」 사채시장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조짐이다. 구로에서 인쇄업을 하고 있는 K사의 이모 사장은 『거래 은행 지점으로부터 20억원의 대출금 중 10억원을 상환한 뒤 내년 초 다시 대출받도록 「종용」받았다』며 『신용금고 등 3금융권을 기웃거리다 결국 사채시장을 찾아 월 2부(%)로 잠시 돈을 융통했다』고 밝혔다. 시중 은행의 모지점 관계자는 『위험가중치가 100%인 기존 어음할인분을 일시적으로 줄이거나 잠정적으로 줄이라는 본점의 연락이 있었다』며 『거래기업에 다른 금융권이나 한달 정도만 사채시장을 이용해보도록 권한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은 은행들이 기업부분의 대규모 부실로 BIS비율 관리에 차질을 빚으면서 올 하반기부터 예측됐던 부분.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의 상업어음 할인은 1,634억원이 늘어 10월의 9,463억원에 비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드러났다. 사채시장의 전주들이 하반기 들어 재미를 보고 있는 부분이 주식운용부분. 강남의 한 사채업자는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타면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기업들도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개인들은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해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대출 가능한 금액은 해당 주식시가의 50% 수준.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가져 재미를 본 사채업자들도 상당수에 이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채시장의 전주들이 코스닥 등록 예정인 회사를 찾아 간접적으로 지분을 참여해 차익을 남기는 경우가 왕왕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명동에서 사채업을 하는 모파이낸스의 경우 A업체가 코스닥 등록 전 증자를 할 때 창투사를 통해 지분참여 형태로 3억원 규모를 투자, 이 회사가 등록한 후 최소 두배 이상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사채시장 관계자는 『일부 전주들의 경우 지분을 간접적으로 참여한 업체의 주가가 움직이지 않으면 대량 매수주문을 통해 임의로 끌어올린 뒤 빠져나오는 「작전세력」으로 변질되는 사례도 있다』며 부작용도 적지않다고 우려했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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