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방송 모니터링은 그만’ 홈쇼핑 고객 참여 프로그램의 발전이 눈부시다. 그간 방송 고객 평가단을 운영해왔던 주요 업체들은 최근 이들을 신상품 개발과 상품 편성을 맡는 MD(상품기획자) 위치로 격상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업체들은 소비자 친화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들고 제품의 미비점을 개선하는 두 가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S샵이 지난 5~6월 모집한 소비자 쇼핑 아이디어그룹인 ‘디토 프로페셔널’ 멤버 12명은 이달 초부터 이 회사의 테마쇼핑 사이트인 ‘디토’의 고객MD로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이 요리, 가정용품 등 각 분야에서 전문 주부 블로거로 활약했던 만큼 이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 맞는 ‘테마상품’을 선별하고 이와 관련한 상품 리뷰까지 작성하는 매니저 역할을 맡고 있다. GS샵 관계자는 “현재 방송에서 취급하지 않는 상품까지 제안하고 작성한 리뷰는 실제 판매에 활용하는 등 참여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회원 리뷰를 본인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뜨리면 결과에 따라 최대 100만원의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는 등 이들을 온라인 마케터로서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CJ오쇼핑은 아낌없는 쓴소리로 회사를 곤란하게 만든 적이 있는 고객들의 모임인 ‘현고이사(賢顧移社)’를 만들어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현재 3기째 운영중인 이 모임에는 매 기수마다 3명의 고객이 선정돼 참여하는데 이중에는 반품 횟수가 200번에 달하거나 거침없는 불만 토로로 상담원을 울린 고객도 있다. 진원상 CJ오쇼핑 CS추진팀장은 “불만 고객 대부분은 고객 등급이 ‘우수’ 이상으로 그만큼 구매 횟수도 많은 열성 고객”이라며 “매월 일정액의 적립금을 지급해 판매 상품 중 무엇이든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현고이사 회원들이 제출한 ‘속옷 주문 때 상의와 하의 사이즈를 따로 고를 수 있게 해달라’‘자주 구입하는 식품과 생활용품이 다 떨어질 때 다시 구입할 수 있도록 방송 시점을 알려달라’는 의견은 실제 판매 과정에 적용돼 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이해선 대표가 직접 나서 현고이사 회원들과 미팅 기회를 갖는 등 이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 밖에 현대홈쇼핑도 실제 MD와 함께 시장조사에 나서 생산공장을 찾는 등 신상품 개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고객 모임인 ‘머천다이징 서포터즈’를 이달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허태수 GS샵 사장은 “고객에게 가장 좋은 상품은 고객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며 “앞으로 고객들의 정보과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유통업체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