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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對美인식 보수화 뚜렷
입력2004-02-23 00:00:00
수정
2004.02.23 00:00:00
김정곤 기자
■ 본보-학계-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盧武鉉)정부 출범 1년 동안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인식이 뚜렷하게 보수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02년 12월 16대 대선당시 우세했던 미국에 대한 자주외교 요구 여론보다 한미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의견도 1년 만에 처음으로 단계적 철수론을 앞질렀다.
한국일보가 고려대 이내영(李來榮) 성균관대 김일영(金一榮)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金聖翰) 교수 등 전문가 팀과 함께 미디어리서치를 통해 1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46.9%가 중도입장을 밝힌 가운데 `한미동맹 강화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31.6%에 달했다.
반면 `자주외교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19.7%였다.
이 같은 결과는 2002년 12월 이 교수 팀이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 자주외교 지지(28.1%)가 동맹강화 지지(20.4%)를 앞질렀던 것에 비교할 때 대미인식이 보수적으로 크게 선회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서도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 답변은 34.3%, `상당기간 주둔해야 한다`는 답변 27.1%로 61.4%가 주둔애 찬성했다. 반면 단계적 철수론은 33.1%였고, 즉각 철수론은 3.8%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 역시 대선직후 조사에서 단계철수 44.6%, 계속주둔 27%였던 흐름이 역전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대선 당시 노 대통령 지지자의 보수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추가파병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서 대선 당시 노 후보를 지지했던 응답자는 61.4%가 찬성입장을 밝혀 이회창(李會昌) 후보 지지층의 찬성률(67.1%)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대해서도 노 후보 지지층은 42.9%가 찬성의견을 표명해 이 후보 지지층의 찬성률(52.2%)에 근접했다.
그러나 세대별로는 대미인식의 양극화 현상이 여전했다.
자주적 외교노선을 0점, 중도를 5점, 한미동맹 강화를 10점으로 놓고 바람직한 한미관계를 묻는 질문에 20대는 5.0, 30대는 4.9, 40대는 5.3, 50대는 6.0, 60대 이상은 6.7점 등으로 노년층으로 갈수록 동맹강화 지지의견이 뚜렷했다.
이에 대해 이내영 교수는 “한반도 안보정세의 변화 등에 따라 국민의 안정희구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결과”라면서 “그러나 세대별 양극화 현상은 한미관계의 이념적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외교부 장관 교체 등 최근 한미관계를 둘러싸고 벌어진 정부내 갈등의 원인으로는 응답자의 27.4%가 `노 대통령의 리더십 부족`을 꼽았다.
`외교안보팀 내 이념적 노선차이`와 `보수ㆍ진보간 남남갈등` 때문이라는 의견이 각각 26.9%와 26.2%로 뒤를 이었다.
남북통일에 가장 장애가 되는 나라를 묻는 질문에는 미국이 북한을 (25.1%)을 제치고 전체의 절반 가량인 46.3%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다.
<김정곤 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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