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업은행ㆍ농협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지난 5월 요청한 자율협약 체결, 300억원 자금지원, 채무 유예 등 세 가지 안건에 동의서를 보내왔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포스텍은 STX의 IT계열 사업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조선해양ㆍ엔진ㆍ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와 거래관계를 맺고 있고 실제로는 조선ㆍ해양등에 납품하는 하도급업체가 포스텍과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지원해야 한다는 데 채권단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채권단은 포스텍이 STX조선해양 등 다른 주요 계열사와 달리 강덕수 회장의 개인회사와 다름 없다는 판단 때문에 지원에 부정적이었다. 채권단의 관계자는 "강 회장이 최대주주인 포스텍이 지주사인 ㈜STX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포스텍을 살리는 것은 결국 강 회장이 추후 경영권을 되찾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면서 "포스텍에 지원할 돈을 살릴 만한 계열사에 넣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 회장이 채권단의 반대로 STX팬오션 공동관리인에서 배제되고 지분을 담보로 채권단에 맡기면서 채권단의 분위기가 돌아선 것으로 전해졌다. 강 회장은 자신과 유천일 STX팬오션 대표이사를 공동관리인으로 신청했지만 채권단은 강 회장 대신 구조조정 전문가 김유식씨를 추천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업계 관계자는 "강 회장의 지분은 현재 1.5% 정도로 소액주주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STX다롄조선에 대해 중국 측이 채권단에 단계적인 회생계획안을 제안했으나 채권단은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당장 매각하기보다 일부 계약을 살리는 등 조금이라도 가치를 올려서 파는 것이 채권단에도 낫지 않느냐는 게 중국 측 입장"이라고 전했다. STX조선해양과 중공업, 엔진은 STX다롄조선과 엔진, 해양중공 등 중국 내 자회사들이 현지 은행으로부터 빌린 자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1조 2,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선 상황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실사 결과에서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