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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정상회담 "日차관 30억弗 도입"

【도쿄=김준수 기자】 한일 양국은 8일 이중과세방지협정 개정, 일본 수출입은행의 30억달러 지원, 산업문화교류제 개최 등 10개 경제분야 협력방안에 합의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일본총리는 8일 오전 도쿄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과거사에 대한 양국의 평가와 앞으로의 협력방안 등을 담은 「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위한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어 홍순영(洪淳瑛) 외교통상부 장관과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일본 외무장관이 공동선언을 실천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공표했다. 정부는 일본 수출입은행이 제공하는 차관을 중소기업(13억달러)과 한일 합작기업(4억달러) 및 에너지사업(10억달러) 등에 연리 8%의 금리로 지원키로 했다. 이중과세방지협정을 개정, 오는 2000년 1월1일부터 상장·비상장 구분없이 주식·채권의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키로 했다. 또 배당·이자·사용료 등 투자소득에 대해 세율을 인하하고 유학생과 산업연수생·운동선수·연예인들의 면세한도를 상향 조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한일 양국이 상대국에서 상품·산업·관광을 포함한 「슈퍼엑스포」를 2000년부터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까지 매년 개최키로 했다. 특히 2000년에는 100명 규모의 공과대학 유학생을 보내고 2010년부터는 매년 250명을 파견, 4년제 대학 기준으로 총인원 1,000명선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밖에 한일 각료간담회와 민관 합동 투자촉진협의체 구성, 노사정 교류사업 등을 추진, 일본기업들의 대한(對韓) 투자를 적극 유도키로 했다. 오부치 총리는 공동선언에서 일본이 식민지 지배로 한국국민에게 손해와 고통을 안겨준 데 대해 반성과 사죄를 표명했고 金대통령은 일본의 이러한 자세를 평가하며 한일 양국이 화해와 친선우호협력에 기초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자는 뜻을 밝혔다. 金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일 기본조약이 체결된 지 33년이 지났는데도 일본 천황의 방한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부자연스런 일』이라고 지적하고 『천황을 한국에서 따뜻하게 영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또 『일본문화를 단계적으로 개방하면서 속도를 높여가겠다』고 밝히고 『문화개방을 통해 양국의 이해와 협력이 증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부치 총리는 일본이 사죄를 표명한 후 양국관계를 해치는 망언성 발언이 되풀이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공동문서에 확인된 만큼 일본 정부의 책임있는 사람들은 그런 발언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며 정부의 입장이 명확하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은 이를 존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에 앞서 모두발언에서 오부치 총리의 공식방한을 제의했으며 일본정부가 재일한국인에 대해 지방선거 참정권을 부여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도록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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