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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제2블랙먼데이 온다면…] 한국 제2환란 위기
입력1999-02-17 00:00:00
수정
1999.02.17 00:00:00
「미국 뉴욕증시의 주가지수가 20%만 하락하면 우리나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물론 증시도 동반 하락하는 등 실물과 금융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최근 7~8년 이상 상승세를 지속해온 미국 증시의 거품(버블) 여부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면서 미 증시 붕괴가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초 브라질 사태에 이어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가능성, 타이완의 금융경색 위기 등 세계 곳곳에서 암울한 징조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증시의 붕괴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증시가 붕괴돼 미국이 불황에 빠지면 우리 경제가 타격을 입는 것은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일이지만 문제는 과연 어느 정도의 직·간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냐는 점.
삼성물산 경영기획팀은 최근 「미 증시가 붕괴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란 내부보고서를 작성, 세계경제는 물론 우리 경제 전반에 대한 충격과 이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미국 증시가 지난 87년 10월의 블랙먼데이(BLACK MONDAY)와 비슷한 수준의 주가 폭락사태를 겪게 되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7% 하락하며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에서 크게 후퇴한 1%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증시가 폭락할 경우 미국 정부는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줄이기 위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 단기금리는 하향 안정되지만 미국 내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고 미국 증시로의 자본유입이 줄어들며 채권시장에 대한 투자가 감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이 보고서에서 밝혔다. 또 일본 및 유럽 증시의 동반폭락을 유발해 전세계 경기를 동시불황(GLOBAL SLUMP) 국면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줄기찬 경기회복 노력에도 불구, 경기침체가 더욱 심각해지고 국제 자본시장 경색이 심화되면서 블록경제권별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신흥시장은 미국증시가 폭락함으로써 일어날 이같은 국제여건의 변화로 경상수지 및 자본수지 적자→화폐가치 평가절하→금리상승→저성장→정정(政情) 불안의 악순환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 것이며 이는 또 선진국의 성장둔화로 이어져 세계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물산 경영기획팀 반경수(潘敬洙) 박사는 『미국 내 개인들의 주식보유 비율은 지난 87년 블랙먼데이 당시에는 20%에 불과했으나 98년말 기준 40% 수준으로 늘어나 있다』며 『최근 미국의 소비 중에는 주가상승으로 인한 잉여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않아 미국 증시가 폭락할 경우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주가하락은 미국 소비자들의 개인자산 규모 축소로 이어지고 이는 미국 전체의 소비심리 위축과 경제성장률 둔화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潘박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수입수요가 위축되면 대미 수출이 급격히 둔화될 것이며 세계 경제성장률 둔화로 인한 여타 지역으로의 수출 역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국의 장단기 금리상승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다면 우리 기업들의 외화부채에 대한 부담이 다시 가중되며 이는 국내증시의 동반하락을 유발, 추가적인 금융부실을 야기시킬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신용경색으로 인한 기업부도 속출, 소득감소 및 대량실업 등으로 인한 사회불안 등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진입 직후의 혼란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외자도입을 서둘러 추진하고 급격한 환율변동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며 유럽·중동 등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수출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략, 시장다각화에 나서고 신흥시장에 대한 여신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김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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