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쪼개 놓는 것이 요령 제2보(15~30) 백20으로 응수를 물은 것은 조훈현9단이 즐기는 수법으로 ‘조훈현의 잽’이라는 별명이 붙은 수. 흑이 가장 강경하게 응수하자면 참고도의 흑1로 차단해야 하는데 백2, 4로 움직이는 바둑이 된다. “현재의 배석 상황으로 볼 때 이 코스는 흑이 가죽만 남게 될 공산이 크다. 실전의 23이 정수일 것이다.” 서능욱9단의 해설. 흑25는 백더러 27의 자리에 씌우라고 은근히 유인하는 수. 흑은 즉시 끊고 급전으로 이끌 예정이다. 그것을 잘 아는 최철한은 매우 유혹적인 그 씌움을 강행하지 않고 26으로 자중했다. 이제 와서는 27로 지키지 않을 수 없다. 최철한은 서두르지 않고 있다. 백28과 30은 초심자 같은 수순이지만 지금은 현명한 수로 인정받을 만하다. 이런 식으로 얼른 뿌리를 내리고 살아버리면 8집의 큰 덤이 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얄미울 정도로 잉창치배의 특성을 꿰뚫어보고 있다. 백의 입장에서는 비겁할 정도로 단단하게 두는 것이 최상의 작전이다. 흑에게 거대한 모양을 주기 않고 판을 아기자기하게 쪼개 놓는 것이 덤을 활용하는 요령이다. 최철한이 바로 그런 식으로 가고 있다.” 서능욱9단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하는 말이다.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입력시간 : 2004-12-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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