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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1,000원 팔면 4원 손해 '헛장사'

올 상반기 국내 제조업체들은 1,000원어치의 물건을 팔아 4원 밑지는 장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제조업체들이 손해보는 헛장사를 하기는 상반기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89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외환위기 이후 신용경색과 환율급등으로 제조업체의 금융비용이 인건비에 버금가는수준으로 치솟고 환차손도 컸기 때문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98년 상반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제조업의 매출액증가율이 내수침체로 지난해 상반기의 9.1%에 못 미치는 5.0%에 머물러 성장성이 둔화됐다. 그러나 인원감축과 임금하락에 따라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12.0%에서 9.4%로 줄고 광고선전비·접대비·연구개발비 등 각종 경비를 삭감한 데 힘입어 영업실적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의 7.5%보다 높은 8.8%로 다소 개선됐다. 하지만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크게 오르면서 매출액 대비 금융비용 비율이 지난해 같은기간의 6.2%에서 사상 최고수준인 9.2%로 급등하고 환율상승으로 인한 순외환차손도 2조9,000억원에 달함으로써 영업외수지가 크게 악화됐다. 이에 따라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지난해 상반기의 1.4%에서 올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0.4%를 기록하며 손실로 전환됐다.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지난해 한해 전체로 17년 만에 마이너스 0.3%를 나타낸 데 이어 올 상반기에 다시 마이너스 기록을 내면서 수익성 악화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 상반기중 경상이익이 적자인 업체의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의 26.8%에서 38.6%로 확대된 반면 경상이익률이 10%를 넘는 양호한 업체의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의 8.8%에서 14.7%로 상승, 수익성 측면에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한편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수익성 악화와 회사채를 비롯한 차입금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산재평가·주식발행·자산매각 등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의 396.3%에서 387.0%로 다소 줄었다. 또 부채비율이 200%를 밑도는 우량기업의 비중이 33.4%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7.1%포인트 증가한 반면 자본잠식업체도 11.3%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2.7%포인트 증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한계기업과 우량기업의 명암이 뚜렷해지고 있다.【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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