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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개혁동력 꺼지나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를 중심으로 각종 비리ㆍ의혹사건과 공직기강해이 사례가 잇따라 터져 도덕성과 청렴을 표방한 참여정부의 개혁 동력이 시동이 걸리기도 전에 말라버렸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31일에는 노 대통령의 업무와 일정, 건강까지를 보좌하는 양길승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충북 청주지역 유지가 운영하는 고급 술집과 호텔에서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까지 밝혀져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일은 정부가 의욕을 과시했던 경제개혁과 운용일정에도 나쁜 영향을 미쳐 이미 막다른 골목까지 몰려있는 서민생활까지 위협할 것이란 우려도 많다. 썩어가는 권력의 리더십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으며 서민들에게 고통만을 안겨줬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깨끗하다더니= 양 실장의 향응사건은 청와대가 지난 5월부터 윤리강령을 통해 3만원 이상의 금전, 선물, 향응을 제공받는 것을 금지한 직후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양 실장은 지난 6월 28일 충북 청주시 인근 청원군의 한 식당에서 민주당 충북도지부 간부, 당원들과 식사를 한 뒤 일부 참석자 및 지역인사 5,6명과 함께 청주시내 K나이트클럽에서 향응을 제공받고 인근 R관광호텔 스위트룸에서 잠을 자고 귀경했다. 특히 K나이트클럽과 R호텔 소유주 이모씨는 최근 경찰에서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양 실장과 술자리에도 합석했던 것으로 알려져 수사무마 청탁 의혹도 낳고 있다. 양실장은 이에대해 31일 해명자료를 내고 “이씨가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으며 그 자리에서 수사와 관련한 그 어떤 대화도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징계는 솜방망이 =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은 당시 이 사실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뒤 자체 조사를 벌여 양 실장에게 주의조치를 내리고 문희상 비서실장에게 보고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청와대의 조치는 사건의 파장을 우려해 고의적으로 은폐하려는 의도가 아니었겠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윤리강령은 1급(관리관)이하의 직원이 향응을 제공받았을 경우 부처장에게 보고하고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토록 명시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6월 새만금 가족 관광으로 물의를 일으킨 일부 직원들에 대해서도 문실장의 구두경고정도로 경징계를 내렸다가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자 나중에서야 경질했었다. 노 대통령은 이번에도 뒤늦게 양 실장의 향응접대 파장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하고 “전체 사실을 민정수석실에서 재조사해 문제가 있다면 인사위에서 8월 인사때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의혹과 타락의 온상 =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핵심참모들이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자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특히 참여 정부 출범후 노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의 인사개입 발언, 땅 투기 의혹, 생수회사 `장수천`의 빚보증과 관련된 이기명 전 후원회장의 용인땅 매매의혹, 안희정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의 고급승용차 사용 논란, 일부 비서관들의 새만금 헬기시찰등 각종 의혹과 타락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스스로 체면을 구긴 데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박동석기자 everest@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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