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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종섭 삼익악기 회장
입력2004-02-26 00:00:00
수정
2004.02.26 00:00:00
이상훈 기자
“아직도 목이 마르다. 야마하를 따라잡고 세계 1위로 올라서겠다”
지난 4일 국내 피아노 1위 업체 영창악기를 전격 인수한 김종섭(58) 삼익악기 회장의 말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2년 6월 삼익악기를 인수해 피아노 시장에 뛰어든 후 그 해 12월 세계 3대 피아노 메이커인 독일 벡스타인도 인수하고 이번에 영창악기까지 인수하면서 세계 악기시장에서 일약 강자로 부상했다.
삼익의 영창 인수는 영창악기 김재룡 사장의 역제의로 이뤄진 것이다. 인수 직후 증시는 `상한가`라는 평가를 내렸지만 시장에서는 적대적 M&A라는 혐의를 두었다.
하지만 사정을 알고 보면 의문은 곧 풀린다. 삼익 인수 이후 김 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업계 1위 영창 본사 방문이었다. 악기업계에 갓 입문한 김 회장이 고견을 듣겠다며 `통큰제안`을 하자 영창 김 사장이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국내 악기업계에서 두 라이벌 회사 대표가 친선 방문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후 실무자 교환방문도 이어졌다.
김 회장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영창의 협조로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데다 김 사장과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했다. 김 사장의 인수제안은 그 동안의 신뢰가 바탕이 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영창 김 사장의 경영권 유지는 물론 인원감축과 대리점 통폐합도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피아노 가격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독점 우려도 불식시켰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이후 법정관리까지 갔던 삼익과 영창 모두 구조조정이 끝난 상황. 따라서 더 이상의 감축은 필요 없다는 것이 김 회장 방침이다. 생산직은 오히려 인력난으로 숙련공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대리점은 아예 확대 개편한다는 전략이다. 삼익과 영창을 합쳐 전국 300여 개 대리점을 야마하식 종합악기유통 형태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또 몇몇 대리점의 경우 사무직 여유 인력을 투입해서 교습소는 물론 누구나 공연할 수 있는 무대시설까지 갖춘 문화센터로 키울 예정이다.
김 회장은 또 계속되는 국내 악기업계 침체에 대해서는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부족한 음악 저변 확대에 힘쓸 생각이다. 악기협회장 제의를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정부에 건의할 것도 해보려 한다”며 악기수요 부양에 나설 뜻을 비췄다.
<이상훈기자 atrip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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