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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허브화' 삐걱
입력2002-01-07 00:00:00
수정
2002.01.07 00:00:00
여객운송실적 늘었지만 화물량은 5% 줄어'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을 내걸고 출범한 인천공항의 위상이 흔들린다.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여객운송 실적은 1년 전보다 늘었으나 항공화물 수송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관세자유지역이 설치되는 오는 2004년까지는 국제화물 수요를 늘릴 뚜렷한 방안조차 없어 인천국제공항이 진정한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자리잡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 여객은 늘고 화물은 감소
7일 건설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과 김포공항의 국제선 여객운송 인원은 모두 1,862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73만명)가 늘어났다.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지난해 3월 말 이후 9개월간 실어 나른 여객은 모두 1,454만4,343명으로 김포공항 시절인 2000년 같은 기간에 비해 3%가 증가했다.
반면 지난 한해 동안 국제항공화물 처리실적은 180만9,000톤으로 1년 전(189만1,000톤)보다 4.3%가 도리어 줄어들었다.
인천공항 개항 이후에도 화물수송 실적은 모두 140만8,938톤에 그쳐 김포공항 시절에 비해 5% 가량 감소했다.
그동안 고도 경제성장과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국제항공화물 수송량이 줄어든 것은 외환위기로 교역규모가 위축된 98년에 이어 두 번째다.
허브화의 잣대라 할 수 있는 환적화물량도 지난해 11월 현재 하루 평균 2,010톤으로 1년 전 김포공항(2,154톤)에 비해 6.7%가 줄어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국과 일본의 여객과 화물을 미국이나 유럽으로 운송, 동북아의 허브공항화하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70년 2만5,682톤에 불과했던 국제항공화물 수송량은 76년 10만5,248톤, 80년 19만1,410톤, 84년 30만1,657톤, 90년 77만6,759톤으로 늘어난 데 이어 94년에는 111만2,844톤을 기록, 처음으로 100만톤을 넘어섰다.
우리나라가 IMF 영향 하에 있던 98년 147만톤으로 97년보다 16만톤이 줄어들었지만 99년에는 171만9,428톤으로 다시 회복세를 보였다.
◆ 반도체 수출부진에 마케팅도 미흡
건교부는 지난해 국제항공화물이 줄어든 것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 침체로 반도체와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이 줄어든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항공화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모두 143억달러로 1년 전(260억달러)보다 45%가 줄어들었다.
물량을 기준으로 볼 때도 지난해 11월 현재 2만2,161톤으로 2000년(2만7,094톤)에 비해 18% 가량 감소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인천공항의 소극적인 마케팅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항공분야의 한 전문가는 "홍콩의 첵랍콕 공항은 개항 초기의 혼란에도 불구하고 해외에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인천공항은 개항에 따른 문제를 우려해 조용하게 문을 여는 바람에 홍보가 덜돼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는 동북아 허브화가 늦어지는 느낌"이라고 지적하고 "이제부터라도 적극적인 홍보와 항공협상을 통해 국제노선을 더 많이 끌어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자유지역 조성까지 시일이 걸리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2004년까지 인천공항 인근에 30만㎡의 유통과 조립 등의 기능을 가진 관세자유지역을 건설, 항공화물 수요를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이때까지 3년간은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되기만을 막연히 기다려야 하는 형편이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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