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인기에 힘입어 관련 서적이 덩달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와인을 이용한 건강관리법에서 이탈리아 와인기행에 이르기까지 최근 다양한 책이 잇달아 출간돼 와인 애호가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와인 다이어트(엘도라도)는 런던 의과대 윌리엄하비 연구소의 로저 코더 박사가 제시하는 와인 건강법을 다룬다. 저자는 25년 동안 당뇨와 심혈관계통 질병의 관계 그리고 와인과 바람직한 식생활에 대해 연구해온 인물. 그는 특정 지역에 장수 인구가 많다는 점에 주목, 연구를 시작한 끝에 레드 와인과 지중해식 식생활을 즐기는 곳의 심장질환 발병률이 월등히 낮다는 결론을 내렸다. 레드 와인에서 발견한 폴리페놀의 일종인 '프로시아니딘'은 인체의 혈관벽과 내피세포를 강하게 만들어 고혈압과 심장병을 막아준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에는 ▦와인을 유익하게 마시는 방법 ▦건강에 좋은 와인을 고르는 기준 ▦와인 외에 프로시아니딘이 풍부한 식품들 ▦현대인의 바람직한 식습관 등이 제시돼 있다. 김혁의 이탈리아 와인 기행(학산문화사)에는 8년 동안 이탈리아를 직접 여행하며 얻은 저자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원고지 1,500페이지의 방대한 글과 1,200여장의 사진자료가 와인 마니아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손색없다. 책은 단순히 와인을 상품으로 다루는데 그치지 않고 이탈리아의 문화와 역사적 배경을 함께 풀어내 읽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이탈리아의 피에몬테ㆍ베네토ㆍ토스카나ㆍ시칠리아 등 4개 지역을 분류해 각 지방의 독특한 특징을 비교, 설명해 소장 가치 또한 높다. 저자는 80년대 중반 프랑스 노르망디 캉(Caen) 대학에서 지질학 석사 과정을 수료한 뒤 프랑스 등 유럽 지역에서 여행 가이드로 활동하며 와인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심산의 와인 예찬(바다출판사)은 시나리오 작가로 널리 알려진 저자 심산의 감성적인 에세이다. 일러스트 작가 이은의 그림과 잘 어울러져 와인의 향기가 묻어 나는 책이다. 요즘 쉽게 접할 수 있는 와인 입문서와는 전혀 다르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와인을 소재로 삼았지만 와인을 통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명상록에 가깝다는 것. 책은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전반부는 와인과 여인에 대한 '오마주(hommage)'에 해당하고 후반부는 선 굵은 남자들의 '로망(roman)'으로서의 와인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한 병에 수천만원을 호가한다는 '로마네 콩티' 등 희귀한 와인을 시음하면서 겪었던 웃지 못할 에피소드 등을 감각적인 문체로 풀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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