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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돈안풀어 美경제 신음"
입력2002-06-08 00:00:00
수정
2002.06.08 00:00:00
추가테러 위험·중동분쟁도 억제 요인'구두쇠 CEO들'
경제전문 격주간지 포춘이 최근호(6월 10일자)에서 신규 투자에 인색한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표현한 말이다.
포춘은 미국 기업들의 본격적인 투자 확대 없이는 미국의 본격적인 경제 회복이 이뤄질 수 없다며 대표적인 기업들의 CEO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들이 아직도 허리띠를 바싹 졸라매고 있는 원인을 진단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소비자들의 돈 씀씀이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CEO들이 투자 확대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세계 경제의 회복 기미가 피부에 와 닿지 않기 때문. 이들은 "미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본격적인 회복이 이번 분기나 다음 분기 안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 침체, 추가 테러 위험, 중동 분쟁, 아르헨티나의 경제 붕괴 가능성 등 세계 곳곳에 상존해 있는 '불확실성'역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을 움추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세계적인 화섬업체 듀폰의 CEO 채드 헐리데이는 "아직 세계 경제가 확연한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고 단언하기 어렵다"며 "R&D를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를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헐리데이는 많은 미국의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침체기를 확실히 벗어날 때까지는 정보기술(IT) 관련 투자를 최소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비교적 IT 의존도가 높은 국제 배송업체 UPS의 경우는 일정 수준의 IT 투자 규모를 유지하는 대신 트럭ㆍ비행기 등 운송수단에 대한 신규 투자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불황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강한 소비지출로 인해 침체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고 있는 베스트 바이와 같은 소매업체들 역시 신규 투자 확대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침체 기간 중 저가경쟁이 가열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더구나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소매업계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리려면 투자 감소를 통한 생산성 향상이 필수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포브스는 임금 상승 둔화, 생산성 급증, 소비 심리 호조, 낮은 인플레이션율 등 최근 미국 경제와 관련한 긍정적인 요소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CEO들이 과감한 신규 투자에 나서기까지는 상당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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