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신화 1세대인 팬택이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창립 23년 만에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됐다.
팬택은 12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법원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하기로 결의, 이날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결정은 회사가 자금난에 봉착해 2차 워크아웃에 들어갔지만 자금확보에 실패하면서 마지막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
팬택은 지난달 360억원가량을 연체하고 이달에도 11일 200억원가량의 채무를 막지 못했다. 팬택 내부적으로 회사운영에 필요한 현금이 이미 고갈된 것으로 알려졌다.
팬택이 법정관리를 신청함에 따라 법원은 1주일 안에 채권채무 관계를 모두 동결하고 한 달 안에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이 신청을 받아들이면 법정관리인 선임과 회생계획 방안 마련 등을 거쳐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채권채무 동결이라는 상황을 기반으로 영업과 개발을 통해 장기적으로 기업 회생방안을 모색하게 된다.
물론 법원이 신청을 기각하면 기업청산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 실사 결과 팬택의 계속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팬택이 법정관리 절차를 진행하는 4개월 정도면 이동통신사들도 기존 재고물량을 다 소화하게 된다. 이때쯤이면 팬택이 다시 물량을 납품할 수 있어 회생할 발판이 마련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의 도산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팬택은 이날 "업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해 오늘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함에 있어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역량을 모아 하루라도 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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