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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ㆍ日 FTA협상 본격화] 단기 무역역조 심화 중장기 경쟁력 강화
입력2003-10-20 00:00:00
수정
2003.10.20 00:00:00
정문재 기자
일본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우리 경제는 단기적으로는 무역적자 확대 등 부작용을 겪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과 FTA 협상을 추진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지역주의 물결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보다 교역규모가 큰 나라와 FTA를 체결해야 시장 확대 등에 따른 실익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일단 한ㆍ일 FTA는 교역규모나 경제교류 수준을 고려할 때 한ㆍ칠레 FTA에 비해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미국, 중국 등과 함께 우리의 3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대일 수출은 151억달러, 수입은 299억달러에 달했다. 연간 교역량규모가 450억달러에 육박한다. 따라서 일본과 FTA를 체결해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철폐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무역역조가 심화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외국기업의 투자확대, 기술력 제고 등을 통해 경제전반의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이르면 2005년에는 일본과 FTA를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무역역조 심화 가능성 높아=일본과 FTA를 체결하면 단기적으로는 공산품 분야에서의 무역역조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의 평균 관세율은 7.9%로 일본과의 FTA 체결과 함께 관세를 물리지 않거나 상당 폭 낮출 경우 일본으로부터의 수입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자동차, 기계, 전자 등의 분야에서는 국내업체들이 고전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섬유, 철강, 석유화학 등은 국내 업체들의 일본 업체들에 비해 그리 떨어지지 않아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농산물 부문에서도 일본에 대한 수출이 다소 늘어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일본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농산물에 대해서는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FTA 체결로 일본에 대한 농산물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무역적자 확대 등 FTA 체결에 따른 부작용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FTA를 체결한 후 최대 10년에 걸쳐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할 수 있는 데다 일부 민감한 품목의 경우 관세를 계속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FTA를 체결한다고 해도 당장 모든 제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부 품목에 대해서는 유예기간을 둬 관세인하 또는 철폐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국내 산업이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될 전망=일본과의 FTA는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관세철폐로 양국 시장이 통합되는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우선 절대적인 시장 규모가 확대된다. 시장규모가 늘어나면 제3국으로부터의 투자도 늘어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더욱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면서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경제전반의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도 한다.
김병섭 통상교섭본부 다자통상과장은 “한ㆍ일 FTA는 외국인 투자 확대, 산업구조조정 촉진, 기술협력 강화를 통한 기술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일본의 비관세장벽 철폐에 초점=정부는 일단 협상에 들어가면 일본이 비관세장벽을 완화 내지 철폐할 것을 중점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다. 일본의 경우 비농산물 평균 관세율은 2.7%로 FTA 체결과 함께 관세가 철폐된다고 해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외국제품이 일본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 하는 것은 관세보다는 시장 접근 자체를 봉쇄하는 내부적인 관행 등 비관세 장벽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현재 제품 유통 및 검사과정에서 민간 협회차원의 인증을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내세워 수입품의 시장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일본과의 FTA 협상에서는 비관세장벽 철폐를 요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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