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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세종기지 조난대원 7명 생환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파견돼 활동하던 중 갑작스런운 기상악화로 실종됐던 제17차 세종기지 월동대원 8명중 7명이 극적으로 외국수색대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나섰던 전재규(27ㆍ 서울대 대학원생) 연구원은 숨진 채 발견됐다. 정부는 이번 조난사고를 계기로 극지근무의 안전을 위해 선박을 비롯한 세종기지의 운송ㆍ연구장비를 현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다. 실종 상태였던 고무보트 `세종 2호` 대원인 강천윤(39)부대장 겸 연구반장, 김정한(27ㆍ고층대기) 연구원, 최남열(37ㆍ기계설비 담당) 대원 등 3명은 8일 오후 8시20분쯤(이하 현지시간) 세종기지 인근 넬슬섬에서 칠레 공군 헬기구조대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됐다. 이에 앞서 `세종1호` 정웅식(29ㆍ생물)연구원과 김홍귀(31ㆍ중장비), 진준(29ㆍ기관정비 담당), 황규현(25ㆍ의무 담당) 대원 등 4명은 이날 오전 10시20분쯤 러시아 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총리실 관계자는 전 연구원의 사망에 대해 “구조선이 높은 파도에 뒤집히면서 탑승대원 5명이 물에 빠졌고 전 연구원을 제외한 4명은 해안가까지 헤엄쳐 나왔다”면서 “이들은 바다 멀리 빠진 전 연구원을 구조하려 했으나 파도 때문에 구조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세종과학기지 조난사고 대책반`1차 회의를 열고 재발방지를 위해 비교적 안전한 운송수단인 쇄빙연구선을 이른 시일 내에 확보하고 보급선의 임차기간도 확대하는 한편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음파탐지기 등 안전장비 현대화를 추진키로 했다. 이와 함께 고 전재규 연구원에게 훈장을 추서 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현재 칠레 프레이 공군기지로 옮겨진 전 연구원의 시신은 9일 오전 칠레의 푼타아레나스 항구로 운구돼 장의 절차를 거친 뒤, 한국으로 운구 되고 있다. ● 어떻게 구조됐나 남극대륙에서 실종됐던 세종기지 대원 7명이 혹한과 강풍속에서도 극적으로 살아남은 것은 철저한 사전 준비와 훈련 등을 통한 경험과 첨단장비 덕분으로 분석된다. 9일 해양수산부와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남극 세종기지에서 대원들이 고무보트를 타고 임무수행을 할 때는 반드시 기본 안전수칙을 지키고 필수장비를 구비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토록 하고 있다. 고무보트에는 조리를 하지 않아도 바로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 약 5일분과 함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수신기와 나침반이 기본적으로 탑재된다. 구조대에 신호를 보내기 위해 신호탄도 함께 구비한다. 또 대원들은 산악인들이 입는 특수 방한복과 물위에 최소한 15~20분간 떠있을 수 있는 방수 구명복을 함께 입기 때문에 보트가 전복되더라도 당장 동사나 익사할 가능성은 적었다. 특히 현재 세종기지가 4척을 보유하고 있다는 `조디악`이라는 이름의 고무보트도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보트`로 불릴 만큼 견고해 대원들의 생존에 한몫한 것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수시로 변하는 기상여건에 대비, 각국 대원들이 곳곳에 만들어 놓은 임시피난소도 실종자들에게 귀중한 피난처 역할을 했다. 그러나 구조된 대원들이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이같은 장비보다는 오랜 남극생활로 쌓은 경험이 주된 이유였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해양연구원 관계자는 “사고가 난 대원중 강천윤 부대장과 김홍귀씨 등은 남극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어서 대원들을 일사불란하게 유도해 사망피해를 최소화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대원 역시 지난 3월 남극탐험대 자원자 공고를 보고 지원,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한 뒤 지난 7∼8월 2개월간 합숙훈련을 하며 수영, 스키, 독도법, 무전요령 등 생존 훈련 등을 강도 높게 받은 점도 생존에 큰 몫을 했다. <김민열기자, 홍준석기자 my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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