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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의원 선심행정 심각
입력2001-12-23 00:00:00
수정
2001.12.23 00:00:00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지역 현안사업은 발목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표'를 겨냥한 행정과 의정활동이 이미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단체장과 다수 지방의원의 소속당이 다른 지역의 경우 내년 선거의 기선을 잡기위한 지방의원과 현직 단체장의 갈등으로 지역 현안사업이 발목 잡히는 사례도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각 지방의회의 행정감사와 예산안 심의에서는 정작 필요한 예산은 삭감되고 각 지역구의 민원성 예산만 증액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졌다.
◇단체장 지방의회 갈등 심화=서울 A구의 이달 초 행정사무감사는 구청장의 성토장이었다.
감사 첫날부터 단체장의 판공비 공개를 둘러싸고 집행부 측과 갈등을 빚더니 결국 구청측의 부실자료 제출과 중요자료 제출 기피, 의원들의 중복된 민원성 질의 등이 맞물려 '수박 겉핥기'식으로 막을 내렸다.
또 다른 서울의 B구 지방의회의 내년 예산안 심의에서는 현직 단체장이 치적으로 내세우는 사업비를 대폭 삭감하면서 의원과 단체장간의 감정대립까지 치달았다.
◇공무원 줄세우기까지=이 같은 단체장과 의원들의 행태는 '공무원 줄세우기'로 극에 달하고 있다. 내년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서울의 C구 구청장은 구청 주요 보직에 자신의 학교후배 등 '심복'을 포진시켜 내부를 단속하고, 구청 외부는 자신 밑에서 요직을 지내다 퇴직한 전직공무원 출신들을 통해 관리하면서 선거전에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서 이 지역의 단체장을 노리는 K모 지방의원은 내년 선거의 당선을 확신한다면서 구청 안팎의 공무원 포섭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소문이다.
분위기가 이렇다 보니 공무원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하소연이다. 한 구청직원은 "지난 지방선거 당시 현 구청장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닌 한 5급 직원이 보직을 전전한 끝에 사표를 제출했다"며 "괘씸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한 줄서기를 하는 시늉이라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현안 해결은 외면=울산 D구의 시의원 2명과 구의원 4명은 대표적인 님비현상의 하나인 화장장 설치 문제와 관련 지역에 화장장을 설치하겠다는 현 구청장의 입장을 지지하다 갑자기 반대운동에 앞장서 내년 선거를 의식해 표몰이를 하지 않느냐는 구설수에 올랐다.
또 대구 E구 의회의 경우 예산결산위원회가 올 마지막 추경예산을 편성하면서 구청측의 복지ㆍ환경 사업 예산은 대폭 삭감한 반면 기초의원들의 지역구를 위한 예산을 집중적으로 증액시켜 비난 받고 있다.
감액된 예산은 청원경찰 가계지원비를 비롯 녹화사업 업무추진비, 복지행정업무추진비, 노인복지회관 지원비 등으로 특히 음식물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위탁처리비가 대폭 줄어 사업자체가 어렵게 됐고 저소득 모자가정 사랑 여름캠프 운영비는 아예 항목에서 제외됐다.
이런 현상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제도가 제대로 뿌리 내리지 못해 매번 선거때 마다 이러한 구태가 반복된다 "며 "시민들도 어떤 인물이 진정으로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지 선거에서 제대로 옥석을 가려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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