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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신 농업기반공사 사장
입력2000-10-23 00:00:00
수정
2000.10.23 00:00:00
문동신 농업기반공사 사장
"새만금사업 식량안보차원 필수"
대담=李宗奐사회부장 jwlee@sed.co.kr
“민관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놓고 볼 때 경제성과 환경성, 수질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새만금 개발사업을 뚜렷한 대안도 없이 중단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1조원이상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사업인 만큼 하루빨리 마무리 하는 것이 순리입니다.”
농업기반공사 문동신(文東信·62) 농업기반공사 사장은 국민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새만금 사업과 관련 “쌀 자급문제는 환경단체가 책임질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못박고 “방조제 공사가 60%나 진행된 이제와서 사업을 중단한다면 토석유실 등으로 인근지역에 되돌릴 수 없는 환경피해를 유발할 뿐”이라고 말했다.
농지개량조합과 농지개량조합연합회, 농어촌진흥공사 등 농업생산기반 관련 3개 기관을 통합해 농업기반공사로 출범한지 10개월을 맞은 文사장을 만나 새만금사업에 대한 입장과 앞으로의 공사 운영계획을 들어 봤다.
-올해의 쌀 생산량이 국내 연간 소비량인 3,500만석을 넘는 3,677만석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농지확보를 위한 대규모 간척사업을 꼭 해야 하는 겁니까.
▲ 쌀만 보면 안됩니다. 우리의 곡물자급도는 여전히 30%를 밑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매년 3만㏊의 농지가 택지나 공업용지로 전용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2015년까지는 21만6,000㏊의 농지가 새로 필요합니다. 또 쌀수확은 기후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고 우리가 먹는 자포니카종은 유통량이 적어 기상이변 등으로 국제 곡물시세가 폭등하면 식량문제는 우리의 경제·사회안정을 크게 위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식량의 안정적인 확보는 매우 중요합니다.
-환경단체에서는 새만금개발로 인한 수질오염과 갯벌파괴 문제를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고 또 경제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 새만금을 시화호와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동진강과 만경강의 유입수가 문제입니다만 이들 지역의 수질개선을 위해 모두 54개소의 환경기초시설을 설치하고 상류지역의 오염 총량제도 도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민관공동조사단에서도 이에 대한 검토가 있었지만 이상의 대책을 잘 추진하면 농업용수로 쓰는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갯벌파괴를 주장하지만 이는 갯벌을 모르고 하는 소리입니다. 1920년~1940년 광할, 옥구지역을 보더라도 간척지에는 항상 새로운 갯벌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또 경제성과 관련해서도 민관조사단에서 10개의 시나리오를 만들어 봤지만 대부분의 경우에 농지가 갯벌보다 더 가치가 높게 나왔습니다.
-새만금이 개발되면 도요새나 물떼새 등의 도래지와 하구갯벌의 조개류가 줄어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 지난해 환경부에서 겨울철 조류서식 실태를 조사한 결과 주요 철새도래지 69곳 가운데 철새가 많이 찾는 곳은 농어용 담수호가 1~7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만경강과 동진강하구의 경우도 한해 3만여 마리가 찾아 오지만 먹이 때문에 갯벌보다는 농지나 호수에 더 많이 날아들고 있는 실정입니다.
-새만금개발의 타당성조사를 위한 민관공동조사단의 운영과 관련, 잡음이 있었습니다. 정부가 아직까지 공식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은데, 정확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지난 6월29일 공동조사단 최종회의때 조사위원들간에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것은 사실입니다. 결국 조사단장이 조사위원들이 보낸 사업시행여부에 대한 의견을 모아 정부에 제언하는 형식으로 8월18일 총리실에 제출했습니다.
총리실에서 아직 사업시행여부에 대해 발표를 하지 않는 것은 공동조사단의 제안과 환경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소관부처별로 사전검토가 끝나지 않은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이 끝나면 총리실 물관리정책조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될 것입니다.
-간척사업은 지적하셨다시피 우량농지를 확보가 목적입니다만 김포매립지나 서산간척지의 경우에서 보듯 용도변경을 둘러싼 갈등은 언제든지 불거질 소지가 있습니다.
▲ 간척지의 농지보전 원칙은 앞으로도 철저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김포매립지는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때 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차원에서 매입하여 관리하고 있고 지금도 농지를 보전한다는 큰 틀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다만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합리적인 토지이용방안은 마련돼야 한다고 봅니다.
김포매립지를 매입하면서 은행 등에서 일부를 차입했고 이는 기반공사 회계와는 별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만일 여기서 손실이 생긴다면 이는 그대로 국민의 부담으로 연결됩니다. 따라서 국민부담을 최소화 하는 선에서 용도변경을 검토중입니다. 서산간척지도 농지로 보전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굳이 현대가 이를 개발한다면 김포매립지와 같은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농업기반공사가 출범한지도 벌써 10개월이 됐습니다. 물리적인 결합이후 불협화음도 있었을 텐데 그동안의 가장 큰 경영성과를 꼽는다면 어떤 점을 들 수 있겠습니까.
▲ 중복되는 업무를 통합해 물관리가 일원화되고 재해대책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 결과 물관리시설 유지 비용이 연간 1,000억원 정도 절감되었고 지난달의 두차례의 태풍에도 우리가 관리하는 곳에서는 피해농가가 거의 없었습니다.
올해까지는 내부 구성원간의 화학적 융합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습니다만 내년부터는 농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 강화에 초점을 둘 계획입니다. 물관리를 자동화하고 수초제거기를 도입하는 것은 이런 노력의 일환입니다.
-지난달 감사원의 공기업 구조조정 실태 특감결과 부지사장등 관리인력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경영혁신은 어떻게 해나가고 있습니까.
▲ 감사원 감사결과가 언론에 보도 되면서 농어기반공사의 개혁이 미흡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문제의 부지사장과 부지부장제도는 감사원의 지적이 있기 이전인 지난 7월1일자로 전면폐지 했고 지사의 2실장제도도 1개로 단일화 했습니다.
농업기반공사 출범때 1,200명의 인력을 줄인데 이어 올 상반기에 정규직 174명과 임시직 494명을 감축했습니다. 연내에 150명을 추가로 정리할 계획입니다.
-수세폐지는 국민의 정부가 내세우는 농정 가운데 가장 큰 치적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정작 내년 수리시설 유지관리 지원에 1,024억원을 투입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이는 수세폐지의 명분을 퇴색시키는 것은 아닌지요.
▲ 수세 폐지에 따른 경영부담 300억원은 인력감축이나 경영효율화와 같은 통합시너지 효과를 통해 충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국에 51만2,000㏊의 수리시설을 유지하는데는 한해 2,440억원이 들어갑니다. 이 가운데 1,400억원은 유지관리수익사업이나 안쓰는 자산 매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1,000억원의 경우 당분간 국고부담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앞으로는 이 부문도 정부의 도움없이 자체 충당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마련중에 있습니다.
이를 위해 쓰지않는 자산 68만건 가운데 팔릴수 있는 것은 팔아 2~3년안에 1조원 정도의 기금을 조성해 그 수익금으로 유지관리비용을 충당할 생각입니다. 올해 이미 600억원을 매각했고 연내에 추가로 200억원 정도는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 농업은 수입농산물 홍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농업의 다원적 기능을 지켜가기 위해 어떤 지원을 해 나갈 예정입니까.
▲ 농업은 단순한 식량생산 뿐만 아니라 환경보전, 농촌공동체의 유지, 전통문화의 보존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농업기반공사는 이를 위해 환경친화형 농법을 보급하고 대호 시범단지에서는 유엔개발계획(UNDP)과 함께 친환경적인 간척지 이용사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가뭄과 홍수 등 기상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고 안전영농기반을 구축하는 등 주곡 자급기반 확충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리=오철수기자 csoh@sed.co.kr 입력시간 2000/10/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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