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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은행 달러·위안화 예금 인기몰이

'시중금리+α' 수익에 만기도 짧아 투자자 몰려

중국은행 신용 연계… DLS 출시도 잇달아


국내 저금리가 장기화되자 '시중금리+알파'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중국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중국계 은행의 달러화·위안화 예금 및 중국은행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이 연 3%가 넘는 금리를 제공하자 단기 자금을 굴리려는 재테크족 들이 앞다퉈 돈을 넣고 있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달러화 예금 잔액은 425억달러로 전달 377억달러, 지난해 말 359억달러 대비 각각 48억달러, 66억달러 늘어났다. 대부분 중국은행·중국공상은행·중국건설은행 등 중국계 은행 서울지점을 중심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국내 증권사들이 중국계 은행의 달러화 예금을 기초로 파생상품을 만들어 기관이나 개인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는 이렇다. 증권사가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면 SPC는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린 뒤 중국계 은행 해외지점의 달러화 정기예금 계좌에 돈을 예치한다. SPC는 이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이나 전자단기사채(이하 전단채)를 발행해 고객들에게 판매하고 판매대금으로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는다. 예금 만기가 돌아와 돈을 돌려받으면 그때 고객에게 약정했던 판매 수익을 지급한다. 약정 금리가 연 3% 수준으로 시중금리보다 높고 만기도 3개월 수준으로 짧아 단기자금을 굴리려는 개인이나 기관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계 은행의 달러화 예금을 기초로 한 전기단기사채가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투자증권(005940)은 지난해 3월 말부터 중국농업은행 해외지점 달러화 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루치나제사차20140331-88-1(E)'전단채를 판매하고 있다. 세전 수익은 연 3.12%(개인 고객 기준)로 만기는 2014년 6월27일이다. 185억원 규모로 판매하는 데 현재 남은 물량이 10억원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중국계 은행의 위안화 예금도 최근 개인 및 기관투자가들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금융 당국은 소비자 보호와 중국계 은행 부실 우려를 이유로 올해 초 위안화 예금 판매 자제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달 자제령을 해제하면서 연 3%가 넘는 수익을 제공하는 위안화 예금으로 다시 돈이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위안화 예금 잔액은 올해 3월 말 78억9,000만달러에서 4월 말 99억1,0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 위안화 예금은 기본 약정 금리에 더해 원·위안 선도환 헤징 과정에서 프리미엄도 확보해 국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얻을 수 있다.



국내 증권사들은 위안화 예금을 기초로 발행된 ABCP를 편입한 특정금전 신탁상품(49인 이하 모집)을 판매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중국은행(Bank Of China) 서울지점 위안화 예금을 기초로 발행된 ABCP를 편입하는 신탁상품을 판매했다. 금리는 연 3.4% 수준이었다. 우리투자증권도 중국 건설은행 서울지점 ABCP를 편입하며 연 3.25% 수준의 금리를 주는 특정금전신탁 상품을 판매 중이다. 만기는 3~9개월 이하로 설정이 가능하며 최소 가입 금액은 10억원이다. 삼성증권(016360)도 만기가 6개월~1년으로 연 3% 후반대 금리를 주는 위안화 예금 신탁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중국은행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DLS도 연 3% 수준의 금리를 제공해 인기몰이 중이다.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중국은행이 3개월 안에 파산·지급불이행·채무재조정 등 신용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면 연 3.3% 수준의 수익을 주는 DLS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한국투자증권·SK증권 등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예상 모집금액 한도를 거의 채우고 있다는 게 판매 증권사 측의 설명이다.

이대원 한국투자증권 부장은 "중국은행은 지난 1912년에 설립된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으로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국유상업은행 중 하나"라며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Fitch)로부터 신용등급 A를 부여받고 있는 만큼 해당 큰 변수가 없는 한 연 3.3% 수익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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