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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시장 잡는다" 넷마블, 美 게임사 인수

'마이스페이스' 창업자가 세운 모바일 게임개발업체 SGN

1500억원 투자 최대주주로

인기 게임 많고 개발력 우수… 넷마블 글로벌화 날개 달아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넷마블게임즈가 이번에는 유명 북미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며 북미·유럽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그 동안 국내 게임사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서구권 시장 공략을 위해 아예 서구권에서 인기가 높은 개발사를 거금을 들여 산 것이다. 앞서 동남아, 중화권 일부 등에서 거둔 성공에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에 나서는 모양새다.

넷마블은 미국의 유명 모바일 게임사인 SGN에 1,500억원을 투자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투자로 넷마블은 SGN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SGN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 스페이스(MySpace)'의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 디울프 대표(사진)와 에이버 휘트콤, 폭스(Fox)사 임원 출신인 조시 이구아도가 함께 세운 회사다. 마이스페이스는 페이스북이 나오기 전 한때 2억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서비스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의미다. 여기에 SGN에는 일렉트로닉 아츠(EA)·소니엔터테인먼트·징가(Zynga) 등 쟁쟁한 게임사 출신의 개발자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이 같은 개발력을 통해 쿠키잼과 판다팝, 북오브라이프 등 SGN의 캐주얼 게임은 북미·유럽 지역에서 매출 10위권에 올라 있다. 성장세도 가팔라, '캔디크러시사가'·'캔디크러시소다' 등으로 유명한 '캐주얼 게임 글로벌 1위' 킹(King)사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투자 이후에도 경영권은 현 경영자 3명이 그대로 유지한다.

넷마블은 앞서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등으로 동남아와 중화권 일부 지역에서 인기를 끌며 조성했던 '게임 한류'를 서구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좀처럼 열리지 않았던 서구권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누구보다 서구권 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게임사를 인수해 그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을 두드린다면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SGN의 게임 대부분은 북미·유럽 지역 매출 상위 50위 안에 올라있다.



당장 주요 외신들도 이번 투자에 대해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타임즈는 "중국과 일본에 이어 한국의 게임-인터넷 회사가 빠른 속도로 서구권을 향해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투자도 그 흐름의 하나다"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발 빠르게 투자 소식을 전했다.

디울프 대표는 "서구 시장에서 성공 경험을 가진 SGN의 노하우로 넷마블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아시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넷마블과의 협업으로 큰 성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승원 넷마블 글로벌 총괄 부사장은 "이번 투자로 글로벌 게임 퍼블리싱(유통) 체계를 완성했다"며 "해외게임 퍼블리싱을 위한 투자를 계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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