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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금융위기 갈수록 악화

증시폭락·국가위험지수도 8년來 최고치아르헨티나의 금융 위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페소화가 평가절하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은행 예금 인출사태가 속출하고 있으며, 은행간 초단기 금리인 콜금리가 지난달 30일 500%까지 폭등했다. 또한 아르헨티나 증시의 메르발 지수는 지난 주에만 5.1% 하락하는 등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국가위험지수인 JP모건의 이머징 마켓 채권지수는 이날 34.27%를 기록, 8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의 총체적 금융 불안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에 기인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IMF는 현재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실사단을 파견, 정부의 재정 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IMF가 금융지원 조건으로 제시한 재정적자 수준을 정부가 지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채무 재조정도 기대만큼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높은 이자율의 채권을 저리 채권과 맞바꾸는 채권 스왑을 통해 막대한 이자 부담에서 벗어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국내 기관들과의 채무 재조정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어 국제 기관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페르난도 델라루아 대통령의 권력기반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델라루아 정부는 IMF와의 약속 이행을 위해 연금과 공무원 임금을 삭감하고 지방 정부 지원금을 중단해 왔는데, 이에 국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민심이 반영돼 지난 10월 총선에서 페론당 등 야당이 상원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으며, 델라루아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발목을 잡히게 됐다. 최근 아르헨티나 정부는 현금 인출을 매달 1,000 페소로 제한하는 등 은행자산의 부분 동결을 단행키로 했지만 페소화의 평가절하를 우려한 예금인출 러시는 멈추지 않고 있다. 실제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지난 6월 이후 은행에서 122억 달러, 총 예금의 약 15%를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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