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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가인 월 스트리트의 뛰어난 주식 투자자가 죽어 천당 문 앞에 서있다. 문지기는 천국이 만원이라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다며 그를 지옥으로 인도하려 했다. 꾀를 낸 이 투자자는 지상에서 하던 것처럼 천국에 소문을 퍼뜨렸다. 지옥에서 금 노다지가 나왔다고. 천국에 있던 사람들이 허겁지겁 삽을 들고 뛰쳐나와 지옥으로 갔다. 천국에 자리가 나자 문지기는 어쩔 수 없이 그에게 천국 통행증을 주려 했다. 그러자 이 투자자는 고개를 저었다. 사람들이 저렇게 몰려가는 걸 보니 진짜 지옥에서 금 노다지가 나올지 모른다며 자기도 지옥에 가겠다는 것이다. 논리나 사실 만으로는 도무지 설명이 되지 않는 증시 현상을 꼬집은 우스개 소리다. 상식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것은 단지 증시만이 아니다. 많은 경제 현상들이 사실 논리가 아니라 순간적인 인간 심리와 기분에 따라 좌우된다. 이 책은 지난 2003년 8월부터 10여개월간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행동경제학을 토대로 실제 사례를 집중 취재해 연재한 칼럼을 모았다. 행동 경제학이란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지만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바로 심리이므로 인간 심리를 먼저 알아야 경제 이면을 이해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진실을 이기는 루머의 힘, 1시간 가까이 줄을 서며 기다린 끝에 먹는 음식이 맛있는 이유 등 소비 행동에 자리잡고 있는 심리적인 힘을 사례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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