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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 역전 콜금리 인하압력 가중
입력2004-10-01 18:29:22
수정
2004.10.01 18:29:22
3년물 국고채 금리 3.51% 91일물 CD수익률 밑돌아<br>투자자 장기금리 하락 예상 당장손해 감수 장기채 선호
콜금리 인하 이후 장기 금리가 단기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미 3년물 국고채 수익률은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을 밑돌고 있으며 하루짜리 콜금리와의 역전도 ‘시간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오는 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인하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일 3년물 국고채 수익률은 지난 9월21일에 이어 사상 최저치(3.52%)를 기록, 콜금리(3.50%)와의 차이가 불과 0.02%포인트로 좁혀졌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가 낮아도 돈이 갈 곳이 없어 결국 3년물 수익률과 콜금리는 역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3년물과 91일물의 경우 콜금리 인하 이전인 7월 말과 9월 말을 비교할 때 각각 0.66%포인트, 0.37%포인트 하락, 장단기 스프레드(금리차)는 0.28bp(0.01%포인트)에서 -0.01bp로 역전됐다. 장기물인 3년물 국고채 수익률이 91일물 CD 수익률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 통안채 1년짜리도 콜금리보다 낮은 3.46∼3.47%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장기채권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10년물 국고채 수익률은 4%대 초반까지 떨어졌으며 5년물은 이미 3%대에 진입한 상태다. 이용호 한국은행 채권시장팀장은 “만기가 길수록 가격변화가 크기 때문에 좀처럼 장기채권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하지 않는 것이 보통”이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장기채권 금리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인 투자패턴을 보더라도 최근의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비정상적이다. 단기로 싼 이자에 자금을 조달, 높은 이자를 받는 장기로 운용하는 통상적인 투자패턴을 감안하면 최근의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투자자들이 비싼 이자로 돈을 빌려 싼 이자로 운용하는 ‘손해보는 투자’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한성 한국은행 채권시장팀 차장은 “투자자들이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장기채권을 선호하는 것은 단기 금리와 상관없이 향후 장기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장기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이유로는 세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펀더멘털이 가장 큰 요인이다. 시장이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투자자들은 국내 소비와 투자부진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다 최근의 고유가도 인플레이션보다는 경제성장 둔화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는 것.
정책적인 대응에 대한 기대도 가세했다. 경제정책당국이 최근 들어 경기진작에 초점을 맞추면서 여러 부양책들을 내놓고 있어 한국은행 역시 정책적인 조화를 고려할 때 ‘콜금리 인하’로 화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최근 시장의 전망이다.
여기에 부차적이기는 하지만 수급요인도 장기채권 랠리를 부추기고 있다. 규모로 따지면 올해 국고채 발행물량이 늘어났지만 수요가 이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 지난해 36조원이 발행된 국채는 올해 47조원이 발행될 예정이지만 최근 급격히 늘어난 국채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콜금리 인하 이후 자금이 투신사 쪽으로 대거 이동, 채권수요가 늘어난데다 은행 역시 대출을 줄이는 대신 채권 등 자금시장을 통한 운용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 또 연간 운용규모가 50조원에 이르는 국민연금까지 감안하면 이 같은 국고채 발행물량은 ‘조족지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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