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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목 <주>학산 사장(창업스토리)

◎자체브랜드 신발생산 성공 질주/3각무역으로 번돈 고유상표 개발에 투자/외국산보다 품질우수 값도 싸 수요 급증/올매출 370억… 「사양산업」 고정관념 타파이원목 (주)학산 사장(46)은 부산 신발공장에 종업원 1백40명을 두고 각종 운동화를 생산, 올해 수출 4천1백만달러를 포함해 3백70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예상이다. 거의 설땅을 잃은 국내 신발업계에서 이만한 성과라면 대단한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사장은 요즘 자체 브랜드(상표)인「VITRO(비트로)」신발을 국내외시장에 정착시키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있다. 학산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90%는 아직 외국브랜드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사장은 「VITRO」신발을 들고 학교로, 체육점으로 뛰어다니며 『품질좋고 가격도 저렴한 국산브랜드 신발을 신자』고 호소하고 있다. 이사장은 73년 한국생사그룹의 신발업체였던 (주)삼화에 공채1기로 입사하면서 신발과 인연을 맺었다. 「범표」상표의 삼화에서 수출부장으로 있던 86년말 그는 갑자기 회사에 사표를 던졌다. 『바이어들을 다 끌어들여 수출목표를 달성하고 나자 긴장이 풀리면서 허탈감이 몰려오더군요. 그러면서 여기서 내가 더이상 할 일은 없다, 이제 새로운 것을 해보자는 욕망이 불현듯 솟아 올랐습니다.』 이사장은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이 아니라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는 신발공장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 임원들은 『멀쩡한 직장을 왜 그만두느냐』며 만류했지만 이미 결심을 굳힌 상태라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삼화는 지난 92년 부도를 내고 침몰했으니 회사가 쓰러지기 6년전의 일이었다. 이사장은 13년간 신발업계에 몸담았던 인맥과 경험을 살려 여기저기 자본주를 끌어모으면서 공장설립을 추진했지만 공장을 차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절감하는 것으로 첫 창업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사장은 다시 신발업계의 샐러리맨으로 돌아갔다. 자체 브랜드사업의 노하우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번에는 아예 미국회사에 들어갔다. 이사장은 1년여 후 다시 창업을 시도했다. 공장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무역회사부터 차리기로 하고 88년 4월 부산 광안동에 (주)학산무역을 설립했다. 회사내에 R&D(연구개발)센터를 두고, 미국 등지의 바이어로부터 주문을 받아 동남아에서 생산하는 3각 무역사업을 벌여 재미를 보았다. 특히 미국 LA에 디자인컨설팅업체로 디자인컨셉21을 운영, 세련된 신발디자인을 개발해내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사업 첫해 5백만달러를 밑돌았던 수출액이 인체공학적 설계 및 디자인 개발에 힘입어 92년에는 3천만달러를 돌파했다. 이사장은 돈이 벌리자 93년 7월 자가공장을 마련하고, 회사이름도 (주)학산무역에서 (주)학산으로 변경했다. 세계 제1의 품질력으로 승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부산 사상구 학장동 공장에 첨단 무공해 설비를 완비했다. 이제 남은 것은 자체 브랜드사업이었다. 이사장은 7개월간의 산고끝에 우리말 「빛으로」를 영어발음 체계로 변형한 「VITRO」를 자체 브랜드로 고안해냈다. 학산이 외국 유명브랜드의 제품을 하청생산하고 있는 터라 「VITRO」운동화는 외국산보다 품질이 오히려 나으면서도 가격은 60∼70%선으로 낮출 수 있었다. 더구나 한국인의 발에 맞게 운동화를 설계한 것이 커다란 강점이었다. 「VITRO」를 한번 신어본 사람들은 모두가 편안함을 느꼈다. 자신감을 가진 이사장은 외국브랜드에 빼앗긴 국내 신발시장을 되찾기위해 자사상품을 들고 동분서주했지만 외국 유명브랜드들의 수성이 워낙 강해 유통망 구축에서부터 벽에 부딪혔다. 이에 따라 이사장은 체육용품점을 통해 「VITRO」운동화를 판매중인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아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VITRO」브랜드로 수출도 시작했다. 이사장은 우선 부산지역부터 우리 신발을 신도록 한다는 전략아래 부산시내 중·고교들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 이사장은 『한국의 신발생산기술과 설비가 세계 최고수준이기 때문에 품질면에서 전혀 뒤질 것이 없다』면서 「VITRO」운동화로 외국브랜드에 빼앗긴 신발시장을 반드시 되찮겠다며 강한 집념을 내보였다.<최원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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