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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동향ㆍ전망] 戰雲 안걷혀 재반등 불가피
입력2003-02-04 00:00:00
수정
2003.02.04 00:00:00
정구영 기자
지난해 12월 2일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베네수엘라의 파업사태가 이번 주 들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제 유가의 상승세가 꺾이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2일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이 파업 중단을 선언하자 3일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3월 인도분은 뉴욕 상품거래소(NYMEX)에서 지난 주말보다 75센트(2.2%) 내린 배럴 당 32.76달러를 기록했다. 또 런던 국제석유거래소(IPE)에서 거래되는 북해산 브랜트유 3월물도 85센트(2.7%) 내린 배럴 당 30.25 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안정세가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속단할 수 없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베네수엘라 노동자들의 파업 중단 선언으로 석유 생산이 늘어나더라도 당분간 파업 전 수준을 회복하긴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파업 후유증으로 숙련된 석유 노동자들이 대량 해고됐기 때문에 인력을 보충하는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국제 유가는 불안한 움직임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파업사태의 종결로 유가 급등세가 다소 진정될 수는 있지만 시장 불안의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이라크전 발발 가능성인 만큼 시장에서 베네수엘라 호재를 소화하고 나면 유가는 다시 반등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여전히 6주 이상 배럴 당 30달러 선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돌발 변수가 터지면 배럴 당 35달러 선도 금방 재위협 받게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와 관련, 장 중 가격이기는 하지만 지난달 21일 미국과 영국의 걸프 지역에 대한 병력 증파 소식이 전해지자 WTI는 배럴 당 35달러를 넘어섰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증산을 통해 국제 유가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기대 역시 현재로서는 그다지 무게를 실을 수 없는 상황이다. OPEC는 수급 불안으로 유가 강세가 지속될 경우 유전 개발 경쟁이 격화될 것을 우려, 서둘러 진화에 나서겠지만 과거와 달리 시장 통제력이 약화된 상태여서 낙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국제 유가가 20달러 선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관측은 이라크전이 벌어져 단기간 내에 전쟁의 승패가 갈렸을 때의 얘기인 만큼 현재로서는 설득력이 별로 없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전쟁 자체보다는 전쟁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시장의 변동성을 더욱 키운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정구영기자 gy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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