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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안마다 이견… 합의점 못찾아 盧대통령-朴대표 회담盧 "선거구제 개편"에 朴 "행정구역 개편부터"정치협상 사실상 결렬… 향후 정국 격랑 예고 권구찬 기자 chans@sed.co.kr 김창익 기자 window@sed.co.kr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그림자에 담겨진 정치 지도자들의 속마음도 서로를 향해 웃고 있는지 국민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7일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는 국정 현안 전반을 폭 넓게 논의했으나 '대연정'과 선거구제 개편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평행선을 달렸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이날 회동은 그동안 양측의 주장과 논리가 일방통행식으로 되풀이됐을 뿐 한치도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민생과 경제활성화 방안에 대해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원론 수준의 합의문조차 발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부동산 등 당면한 정책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접근을 이루지 못했다. 노 대통령이 제안한 대연정을 위한 '정치협상'은 적어도 한나라당과는 시작도 못하고 싱겁게 결렬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대연정을 둘러싸고 촉발된 여야 대립구도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더욱 심화되고 향후 정국도 다시 격랑 속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회담에서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정치개혁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제안한 대연정 구상을 소상히 설명했으나 박 대표는 "국민의 뜻이 아니다" "지금은 민생과 경제를 먼저 걱정할 때"라며 수용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대연정' 논의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연정에 대한 지루한 공방은 급기야 "위기라고 하니깐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이 한번 (국정을) 맡아보자는 것 아니냐"(노 대통령), "(연정) 말씀 거둬달라. 오늘로 더 이상 말을 꺼내지 않는 것으로 알고 가겠다"는 험한 말까지 나왔다. 지역주의 구도 해소 방안에 대한 양측의 생각은 예상대로 판이했다. 노 대통령은 선거구제 개편을 위한 국회 논의를 촉구한 데 대해 박 대표는 행정구역 개편을 역(逆)제의했고 이에 노 대통령은 "지역구도 해결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노 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박 대표가 연정 논의 중단을 촉구하자 "생각해보겠다. 또 다른 대화정치의 방안이 있는지 연구해보겠다"며 여운을 남겠으나 "연정 논의 자체를 중단하자는 것은 아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설명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 참모도 '지역구도 타파가 노 대통령이 필생의 과업'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지 않느냐"며 "다른 야당과의 회담도 해외순방 이후 있는 만큼 좀더 지켜보자"고 말해 연정 철회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회담 결과에 대한 여당과 한나라당의 평가도 회담내용만큼이나 상반됐다. 청와대와 여당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열어가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정국 주도권 장악에 대한 자신감을 보인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회담을 통해 노 대통령의 제기로 촉발된 '대연정 정국'에서 벗어날 명분을 찾았다는 분위기다. 이 같은 상반된 평가는 앞으로 격랑에 휩쓸릴 정국의 예고편이기도 하다. 당장 이번 정기국회에서 주요 법안 처리에서부터 여야간 마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입력시간 : 2005/09/0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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