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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부산 연지동에 위치한 미군의 하얄리아 부대가 공식 폐쇄됐다. 이 부대에 나부끼던 성조기는 56년 만에 내려졌다. 하지만 부대 폐쇄 기념 행사가 진행되는 중에도 부대 밖에서는 미군의 환경 오염을 재조사하라는 시민단체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시민단체는 부대에 심각한 환경 오염이 있다고 추정한다. 사실 미군 부대의 주둔지 오염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돼 온 문제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MBC ‘PD 수첩’은 ‘반환되는 미군기지-축복인가 재앙인가?’ 편을 22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정부가 미군 측과 환경 오염을 무마하기 위한 이면합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바람직한 문제 해결책을 찾아본다. 지난 7월 24일, 환경부가 국회 상임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군 측이 반환키로 한 15개 기지 대부분이 기름과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돼 있었다. 관련 부처는 아직 반환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며 세부 정보의 공개를 꺼리고 있다. 프로그램은 환경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매향리 사격장 반환을 합의해주고 반환 합의도 안 된 기지들의 관리권을 우리 정부가 넘겨받음으로써 미군의 환경 오염을 무마해주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실제로 미군은 환경 오염 치유 비용을 절대로 부담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전세계 모든 기지에서 세우고 있다. 제작진은 미군이 파나마, 푸에르토리코, 필리핀 등지에서 기지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치유비용을 부담한 적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합의결과가 당초 우리 정부가 원하던 수준에 미흡하지만 완전한 치유를 요구하기 어렵다”며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우리의 안보에 기여한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제작진은 “지금 반환협상에서 미군 측의 요구를 다 들어줄 경우 나머지 협상에서도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이라며 “환경오염치유 비용에 대한 해법은 없는지 모색해보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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