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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양강도 '대폭발'은 해프닝?
입력2004-09-17 17:49:04
수정
2004.09.17 17:49:04
李통일차관 "이달초 김형직郡 폭발 사실 아니다"<br>지질자원硏 "폭발은 지난달 삼수댐 건설위한 것"<br>韓·美 "문제의 검은구름은 자연현상" 사실상 결론
북한 양강도 일대에서 발생했다는 대폭발 사건이 ‘해프닝’으로 점차 결론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까지 드러난 정보들을 취합해 보면 이번 사건은 우리측의 미숙한 정보해석 능력에다 국내외 언론들의 조건반사적인 흥분, 여기에 북한 당국의 아리송한 해명들이 줄을 이으면서 핵 문제에 민감한 한반도 정세에서 하나의 ‘코미디’를 연출한 셈이다.
◇8~9일 대폭발은 없었다=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17일 국회 예결특위 회의에서 “(16일 서방외교관들이 폭발 현장으로 방문했다는)삼수발전소와 지진파가 탐지된 곳(백두산 지역)은 다르다”고 말했다. 이 말은 8~9일 바로 그 시점에는 백두산 일대에서 지진 또는 폭발이 있었으면 있었지, 폭발 의심지역으로 집중 보도된 김형직군에는 그 어떤 조짐도 없었다는 이야기이다.
이 차관은 이어 “양강도 폭발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거는 위성 사진이었고 그 사진을 근거로 이상징후로 판단했다”면서 “폭발로 판단되는 징후가 나온 곳은 (양강도)김형직군”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의 말을 요약하자면 당시 문제가 된 것은 ‘폭발 그 자체’는 아니었고 ‘구름’이 이상 징후였다는 것. 바로 이 구름 이야기가 일부 언론에 고위 소식통의 이름을 빌려 흘러나오는 바람에 의혹이 갈수록 확대재생산 된 것이다.
사실 한미 양국의 정보 관계자들도 위성사진으로 포착한 문제의 ‘검은 구름’은 자연현상으로 빚어진 ‘적란운’일 가능성이 크며 양강도 인근 지역에서 폭발은 없었다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폭발은 9월이 아닌 8월에 있었다=한국지질자원연구소 지질관측센터측은 “지난 8월21일 양강도 삼수지역에서 리히터 지진계 규모 2.7의 지진파가 관측된 이후 지난 8일 밤11시24분께 폭발 예상지역에서 100∼120㎞ 떨어진 백두산 지역에서 규모 2.6의 지진파가 감지된 것이 양강도 일대에서 관측된 유일한 지진파 감지 기록”이라고 밝혔다.
사실이 그렇다면 16일 북한이 서방 외교관들을 폭발 현장이라고 안내했던 삼수지역에 폭발 그 자체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폭발 시점은 8월이었고 그것도 북한측 주장대로 수력발전을 위한 폭발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일찌감치 북한 매체들은 지난 5월 삼수군과 혜산시 사이에 있는 허천강 일대에서 선군시대(先軍時代)를 상징하는 대규모 수력발전소인 삼수발전소 건설이 시작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다.
때문에 미국은 즉각 “댐 건설을 위한 폭발이 맞을 것”이라고 북한측 주장에 손을 들어주었으나 우리만 허둥댄 셈이었다.
◇북한은 왜 해명에 적극 나섰나=국내외에서 양강도 대폭발에 대한 의혹이 속출하자 북한은 ‘수력발전 건설을 위한 폭발이었다’는 식으로 적극 해명하고 비행기까지 띄워가며 평양 주재 외교관들을 현장으로 안내했다.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왜 그랬을까. 이와 관련 정부 당국자는 “한국 언론과 국제사회에서 관심을 가지니까 북한 당국도 관심을 가지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본 것 같다”며 “그러나 폭발과 관련된 사건을 찾을 수 없자 양강도에서 폭발이 있었다면 그것은 발전소 건설을 위한 발파였을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본다”고 추정했다.
또 한 소식통은 “북한은 이번 사건을 통해 북한 내부에 대한 서방세계의 정보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줄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추후 진행과정을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그 같은 북한의 의도가 (수력발전 가능성을 언급했던)미국은 몰라도 (수력발전 외에 다른 가능성을 찾고 있다는)한국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쓰게 입맛을 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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