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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떠밀려 나가고, 제발로 나가고” 30대 퇴직 최다
입력2003-11-26 00:00:00
수정
2003.11.26 00:00:00
전용호 기자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더 나은 길을 찾아야지요”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김성철(34) 대리는 최근 회사에 사표를 냈다. 경제 침체가 계속 되면서 구조조정 차원에서 `권고사직`을 제안 받자 며칠간 고민 끝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
회사 직원들은 사오십대도 아닌 앞날이 창창한 삼십대의 김 대리가 사표를 내자 한사코 만류했지만 김 대리는 “지금 아니면 더 좋은 직장을 찾을 수 없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 대리처럼 외환위기 이후에 30대 근로자가 직장에서 권고사직, 정리해고, 도산ㆍ폐업 등 이른 바 `퇴출`을 가장 많이 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26일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8년부터 지난 해까지 5년간 실업급여를 신청한 사람은 모두 167만5,356명으로 이중 30대는 49만6,332명(29.6%)으로 다른 연령 대보다 가장 많이 실업급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는 정리해고나 권고사직, 도산ㆍ폐업 등 회사에서 인위적으로 퇴출 될 경우 신청할 수 있는 고용보험으로 개인이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둘 경우에는 신청할 수 없다.
30대가 퇴출 순위 1위인 것은 30대 근로자 숫자가 다른 연령 대보다 많기도 하지만 권고사직 등 강제퇴출을 피하지 않고 적극 받아들여 새 직장을 찾는 등 도약의 기회로 삼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노동부는 분석했다.
30대에 이어 40대 근로자가 지난 5년간 실업급여 신청자가 35만3,777명으로 많았고
▲25∼29세(34만2,191명)
▲50∼59세(29만2,375명)
▲25세 미만(14만6,374명)
▲60세 이상(4만4,307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직종별로 보면 사무직 근로자가 전체의 34.6%인 57만9,188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능 및 관련기능 종사자(30만8,069명)가 실업급여를 많이 신청했고
▲단순노무직 근로자 28만9,249명
▲기술공 및 준 전문가 15만5,908명
▲서비스 근로자 및 시장판매 근로자 11만6,144명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 9만9,853명
▲전문가 7만2,990명 등의 순이었다.
실업급여 신청 사유를 보면 권고사직이 56.1%(93만9,254명)로 절대 다수를 차지했고, 고용조정(정리해고) 18만3,662명, 도산ㆍ폐업 17만3,781명, 정년퇴직ㆍ계약만료 16만814명 등의 순이었다. 실업급여 신청자 가운데 남자(107만8,037명)가 여자(59만7,283)보다 월등히 많았다.
한국노동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30대의 퇴출이 크게 느는 것은 기업여건이 불확실한 저 성장 시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정부는 퇴출 근로자의 재취업과 직업훈련 등 사회안전 망 확충에 힘쓰고 기업에 필요한 실력을 갖추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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