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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도시를 바꾸자] 지방 아파트 값 현주소

`지방에서 아파트 갖고 있으면 애물단지나 다름없다` 전라북도 군산시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박충규씨는 “지역 경기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침체돼 있는 데다 회생할 기미 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며 “아파트를 장만해도 부(富)를 축척하기는커녕 오히려 자금이 잠겨 기회비용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또 중산층의 자산증식 수단인 아파트 값만 놓고 봐도 지방 도시가 한마디로 붕괴 일보직전에 놓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지방의 아파트 가격이 서울의 5분의 1정도에 불과하고 일부 지역은 매매가격이 IMF 보다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방 집값, 97년보다 최고 10% 하락=전국 16개 시ㆍ도 지역의 97년 10월 주택가격과 현 시세를 비교해 보면 지방 주택시장의 현실을 알 수 있다. 서울은 평당 평균 매매가가 97년 10월 690만원에서 올 지난 6일 현재 1,021만2,000원으로 47.99% 상승했다. 경기도ㆍ인천 역시 이 기간 동안 각각 14.55%, 34.67% 올랐다. 지방은 사정이 정반대다. 전라북도는 97년 10월 229만8,000원에서 올 3월6일 현재 206만5,000원으로 10.16% 하락했다. 경상북도 역시 이 기간 동안 –9.59%의 변동률을 기록했으며 경상남도(-5.29%), 광주광역시(-8.46%), 충청남도(-5.52%), 충청북도(-0.08%) 등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시도지역을 제외한 군 단위 이하의 하락률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택이라는 재산가치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은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급상승하고 있지만 지방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는 그만큼 지방의 경제력이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더 벌어진 가격격차=지난 97년 10월 기준으로 매매가가 가장 낮은 곳은 전라남도로 188만8,000원에 불과했다. 가장 비싼 서울(690만1,000원)과 비교해 볼 때 3.7배 정도 차이가 발생했다. 올 2월말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은 1,021만2,000원이다. 지방 도시 중 매매가가 가장 낮은 강원도(223만1,000원)와 비교해 보면 4.6배 정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97년보다 가격격차가 더 벌어진 것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업, 금융 등의 집중화 현상이 가속화 되고 지방도시의 공동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으로 해석된다. 도시 전문가들은 지역 불균형발전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방도시에서 아파트의 평당 평균가격이 300만원을 넘어서면 비싼 축에 든다”며 “이는 지방도시의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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