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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다고 치료 중단해야 하나요?"
입력2005-05-30 15:15:58
수정
2005.05.30 15:15:58
"부디 이 불우한 가정에 희망의 빛을 비춰 주세요." 식물인간 상태로 분당서울대병원에 장기입원중인 어느 환자와 그 가족들의 딱한사연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 이모(43.여.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씨는 지난해 8월 집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 9월째 무의식 상태에서 어려운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최장기 입원 환자이다.
이씨의 투병생활로 가정은 사실상 파탄직전으로 몰렸고, '기적이 없는 한 병세호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병원측의 진단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던 가족들도 차츰 지쳐가고 있다.
야채 행상을 하는 남편 박정도(47)씨는 "아내가 쓰러지기 전까지 가난하지만 단란을 가정을 꾸리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마지막 선택만 남아 있는 것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씨는 아내 입원치료비를 친구 등 주변에서 빌려 감당해왔지만 그래도 7천여만원이 밀려 있다.
앞으로 치료비는 물론 간병비, 자녀 교육비 및 급식비를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다.
처남집에 얹혀살다 재작년 마련한 월세 30만원짜리 아파트도 7개월 넘게 밀린월세 때문에 이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래도 치료비라도 보태겠다고 생계수단인 1t 트럭을 몰고 동분서주하고 있으나치료비는 고사하고 간병비 마련도 쉽지않아 박씨를 더욱 자책감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이같은 형편을 전해들은 병원측이 특진비를 감면해주고 병원내 후원조직인 불우환자돕기위원회를 통해 진료비를 지원하기로 했지만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병원측의 설명이다.
박씨는 결국 동사무소를 통해 어려움을 호소했으나 아직 장애인 등록을 신청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남매를 둔 박씨는 "한때는 어렵지만 공부 잘하는 딸(고3)을 보며 네 식구가 희망을 갖고 살았다"며 "이제 등록금은 커녕 애들 엄마의 생명연장을 걱정해야 하는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영주 원무파트장은 "우리주변에 불우한 이웃이 많으나 그 중에서도 식물인간 상태에서 치료를 중단할 수 없는 환자 가족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없다"며 "병원측에서도 애를 쓰고 있지만 보다 많은 이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031)787-1042.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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