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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고통지수' 사회불안 급속확산 성장기반 상실우려
입력1998-11-09 00:00:00
수정
1998.11.09 00:00:00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이후 고통지수로 평가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국가 국민들의 삶의 질은 급속히 악화된 반면 선진국 국민들의 삶의 질은 오히려 향상됐다. 국제금융위기를 계기로 선진국 국민들의 고통마저 개도국 민초들에게 전가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한국 국민들은 과도한 조세부담, 고실업률 등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 회원국 중 가장 큰 고통지수를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타났다.
우리국민들의 고통지수가 유난히 악화된 것은 우리 정부가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국민들에게 고통을 전가한 측면도 없지 않다.
각국 국민들의 삶의 질을 고통지수로 평가한 대우경제연구소 측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국민들은 정부나 정부정책에 대해 무관심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이것이 사회불안으로까지 연결된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 불능상태로 빠질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우경제연구소의 이같은 주장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뿐만 아니라 경기부양을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국민들이 느끼는 고통을 줄여가자는 정책건의로 귀결, 재계의 입맛에 맞는 경제정책을 유도하기 위한 고도의 전략이라는 오해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들의 고통이 지나치게 크다= 사상 초유인 7%대의 실업률과 마이너스 7%에 달하는 GDP 증가율 등이 국민고통에 직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고통지수는 지난 92년부터 꾸준히 개선되어 왔다. 그러나 IMF사태후 1년동안 지수상으로 14배씩이나 높아졌다는 것은 올들어 우리 국민들이 경제·사회생활에서 느끼는 고통이 예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같은 고통지수는 또한 경쟁국인 일본, 싱가포르, 대만등에 비해서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30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경쟁력의 주요 요인이 되는 사회화합분위기를 해칠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또 OECD 국가들중에서도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회원 국가의 고통지수가 낮아지는 추세인 반면 우리나라만 고통지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선진국들의 사교클럽인 OECD내에서 우리정부만이 국민들의 고통에 유독 둔감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지난해 IMF구제금융을 받은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를 보였다. 이는 올 초 크게 우려됐던 물가상승률이 내수의 급격한 위축으로 안정되면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적으로는 고통이 양극화되고 있다 = 선진국에서 아시아 개도국으로 고통이 옮겨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금융위기 현상이 빈번지고 있는 중남미 국가 국민들의 고통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결국 미국, 유럽 등 선진국가들이 아시아·중남미 국가들의 금융위기로 영향을 받고 있다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일단 이 지역에서 고통지수가 경감되는 가장 큰 요인은 실업률의 감소와 국민소득의 향상으로 볼수 있다. 즉 금융, 노동 등 실물부문에서 아직까지는 호경기를 구가하고 있기때문에 수년동안 국민들의 삶의 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반면 금융위기로 혼쭐이 난 아시아 국가 국민들의 고통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아시아지역에서 일본을 제외한 중국, 한국, 대만, 태국 등 7개국의 평균 고통지수가 지난 1년사이 10배이상 올라갔다. 이는 아시아 개도국들이 금융위기 이후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우리와 마찬가지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업률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남미의 경우는 금융위기가 올들어 시작됐기 때문에 지수상으로는 낮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차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이 최근 IMF행을 결정했기 때문에 이지역 국민의 경제적 고통은 시차를 두고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경제의 시사점 = 고통의 증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즉 경제주체인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통이 지나치게 빨리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지 않을 경우 사회불안 등으로 더욱 심각한 경제위기를 불러 올수 있다.
고통을 참을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현재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고통을 최대한 줄여 성장잠재기반을 유지토록 해야 한다는 지적과도 일맥 상통한다. 만약 사회불안 등으로 경제위기가 다시 닥친다면 우리 경제는 회복불능상태로 빠질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정부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면서 국민들의 고통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을 줄여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이부분에서 정부는 재정 집행의 효율화 등을 통해 국민들과 고통을 함께하고 줄여가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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