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은 산업은행 사모펀드(PE)와 최근 컨소시엄을 구축해 현대상선 벌크선사업 부문 인수전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해운이 전략적사업자(SI)로, 산은PE가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는 구조다. 현대상선 벌크선사업부 인수전에는 IMM PE를 비롯해 H&Q·아시아퍼시픽코리아·스틱인베스트먼트·한앤컴퍼니 등 6~7곳의 사모펀드도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K해운 컨소시엄이 자금력 및 경영능력에서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그룹은 지난 2013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상선의 벌크선사업 부문 매각을 발표했다. IB 업계는 인수대금을 3,000억~3,500억원선으로 산정하고 있지만 SK해운이 뛰어듦에 따라 가격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매각 주관사인 라자드코리아는 주내 현대그룹 측과 협의해 적격인수 후보자(쇼트리스트)를 선정할 계획으로 현대 측이 경쟁사인 SK해운을 인수후보로 수용할지도 관심사다. SK해운은 현대 측이 한국전력·포스코 등과 장기운송계약을 맺어 수익성이 있고 벌크선 사업을 확대하면서 원유수송선·가스선사업부와 3각 체제를 강화할 수 있어 인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차이는 크지만 SK해운은 현대에 이어 업계 3위다.
산은은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으로 현대상선 구조조정을 주도하고 있어 산은PE와 SK해운 간 컨소시엄 구성은 사전에 상당히 물밑작업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와 인수전에 참여한 사모펀드들의 적잖은 반발 또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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