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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고신화」 일으킨 전문경영인회장/김선홍 회장 누구인가
입력1997-07-16 00:00:00
수정
1997.07.16 00:00:00
정승량 기자
「한국의 아이아코카.」 「기아의 대표사원.」김선홍 기아그룹 회장(65)을 기아는 물론 경영계에서는 이렇게 불러왔다. 아이아코카는 도산직전의 미국 크라이슬러 자동차를 흑자기업의 반열에 올려놓은 인물. 김회장은 지난 81년 기아자동차 사장 당시 취임 1년만에 「봉고신화」를 일으키며 적자기업 기아를 흑자기업으로 전환시키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했다.
「기아의 대표사원」이라는 별명은 지난 58년 기아자동차 전신인 기아산업 공채 1기로 입사, 32년만에 그룹회장에 오른 입지전적인 그의 개인경력과 국내 유일의 전문경영인그룹이라는 기아그룹의 독특한 기업구조에서 나온 말이다.
서울대 기계공학과 출신인 김회장의 경영철학은 「본경영」. 자동차를 근본으로 연관산업을 추진하되 딴 곳으로는 한눈을 팔지 않겠다는 뜻으로 기아자동차가 「기술의 기아」로 불리게 된 것도 이런 김회장의 학력, 경영관과 무관치 않다. 원가가 다소 더 먹히더라도 완벽한 차를 만들 것을 지시, 실무진들과 마찰을 자주 빚기도.
현대, 대우자동차 최고경영자들이 기아의 기술력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는 것도 이런 까닭이다.
그러나 김회장은 국내 유일의 전문경영인으로서 오너중심의 재벌사회에서 소외되는 설움을 당하기도 했다. 김회장이 전경련회장단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도 90년대 들어서다.
김회장은 어찌됐든 회장 취임 7년만에 그것도 40년 가까이 바퀴인생을 살아온 자동차인으로 자신이 이끌어온 거함 기아를 위기로 몰고갔다는 책임을 면치 못하게 됐다. 그것도 자동차 등록대수 1천만대를 돌파한 기념비적인 날에 부도방지협약 대상기업에 선정되는 비운을 맞은 것이다.
김회장의 고향은 전북 익산. 일각에서 기아그룹의 현재 위기가 호남기업에 대한 현 정부의 지역패권주의의 희생물이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거론하는 것도 그의 출신지역과 무관치 않다. 김회장은 지난해부터 「제2의 김선홍」을 구상하며 최근 후계구도를 고민해왔다고 측근은 전한다.<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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