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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해외 시각 여전히 '냉랭'

국내에서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과 달리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올해 한국 경제에 대한 보수적 견해를 유지하는 등 해외에서 한국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차갑다. 또 외국계 투자은행들과 외신들은 아시아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이 미국의 금리인상 가속화에 급격한 자금유출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가 하면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를 제기하고 있다. ◆외국계, 한국 경제성장 전망치 '불변' 지난주 나온 경제전망 조사기관 컨센서스 이코노믹스의 2005년 한국경제 성장률전망치 컨센서스는 올들어 3개월째 3.9%에 머물러 시각개선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 참가한 15개 기관 중 9개 외국 연구기관 및 투자은행들의 전망치 평균은 3.67%선으로 6개 국내 증권사 및 연구기관의 평균치 4.12%를 상당폭 밑돈다. 올들어 일부 지표의 개선 조짐에 정부와 금융시장이 너무 성급하게 반응하는 게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국기관 중에는 정부가 올해 각종 내수진작책을 통해 달성하겠다는 성장률 목표치 5%에 근접한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한 곳도 없었고 한국은행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4.0%를 넘는 전망을 내놓은 기관도 글로벌 인사이트(4.3%) 1개에 그쳤다. 반면 모건스탠리(3.8%), CSFB(3.5%), UBS(3.3%) 등 다수 투자은행들은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여전히 3%대에 머물 것이라는 시각을 고수했다. 삼성증권 신동석 연구위원은 "조사에 참가한 기관들의 올해 한국 가계소비 증가율 전망치가 1.6%선"이라며 "뚜렷한 내수회복이 나타나려면 증가율이 3∼4%대에 이르러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전날 발표한 작년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년 동기대비 3.3%로 바닥을 쳤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당장 1.4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다우존스가 한은 발표를 앞두고 증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의 1.4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는 전분기 대비 0.6%로 작년 4.4분기의 1.1%에 비해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 증시 '매도' 의견도 속속 BNP파리바증권은 지난 15일 "한국 증시가 확신없는 유동성 랠리를 보이고 있다"며 `비중축소' 의견을 유지했다. 최근 소비심리 회복 징후가 있지만 수출경쟁력은 여전히 위축되고 있으며 달러약세와 금리 상승, 유가 부담으로 경기회복은 최대한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와증권도 지난 5~12일 유럽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아시아시장투자전략 설명회에서 "아시아 통화는 추가 절상 압력을 받게 될 것이며 그에 따라수출 의존 기업들의 수익성이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며 한국 증시에 대해 '비중축소' 의견을 제시했다. 또 지난달 22일 모건스탠리는 한국의 경우 유동성 거품이 시장에 영향을 줬으며주가 상승이 소비 회복에 도움이 될 만큼 충분한 수준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자들이 아시아 시장으로 또 한 차례 대규모 자금 유입을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지표는 이 같은 기대와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도이치증권과 씨티그룹은 랠리 도중에 '셀 코리아'를 주장하고 나서기도 했다. ◆외신도 지배구조 등 우려 제기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은 지난 21일자에서 과거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어김없이 '위기'가 발생하곤 했다며 이번 금리인상에 따른 위기의 재연 가능성에 대한 공방을 보도했다. 신문은 뉴욕의 경제리서치회사인 ISI 그룹이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된 개발도상국을 미국의 경상적자, 국제유가, 재무구조가 취약한 미 항공사와 자동차산업 등을'위기' 후보군으로 지목했다고 소개했다. 외국인은 지난해 한국의 유가증권시장에서 10조4천119억원을 순매수했고 올해도9천5천97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이달들어 지금까지 14일연속 무려 1조3천934억원어치를 팔아치워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아울러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렉스 칼럼'에서 SK 최태원 회장이 대규모회계조작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으로 재선임된 것은 한국의 재벌개혁 흐름에 역행하는것이라고 지적하며 한국의 지배구조 문제를 다시 떠올렸다. 이어 AWSJ도 삼성전자의 삼성카드 증자 참여 결정과 관련, 기업 지배구조가 뒤떨어져 있다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인텔, 노키아 등 경쟁업체에 크게 못미치고 있는데에는 이런 지배구조 문제가 한몫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김종수.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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