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혁신이 조용한 진행 중이다. 기업들은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 서로 경쟁을 시작했다. 이윤창출이라는 동기는 종종 사회에 비용을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제 이윤창출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난제의 상당수를 해결하는 동기로 작용하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많은 기업들은 자사 행위의 사회 및 환경적인 결과를 무시했다. 기업의 주된 목표는 주주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며, 사회에 대한 의무란 자선의 형태로 ‘돌려주는’ 것이라는 좁은 시각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기업 스캔들이 반복되면서 대중의 압박을 받은 기업들은 수준 높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사업행위를 위한 대가이자, 명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점점 더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환경, 사회, 운영 관련 지표들을 참고하기 시작하면서 기업의 사업행위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다. 그래도 여전히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주된 목표였다.
이제는 좀 더 본질적인 개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공유 가치 창출이다. 대기업들은 거대한 사회적 문제 해결을 자사 전략의 주요한 부분으로 두고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과 사회가 어느 한쪽은 손해를 봐야만 하는 ‘무자비한 관계’라는 논리가 허점 많고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대신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표방하고 있다. 수익창출이 가능한 사업 모델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혁신적이고, 확장 가능한 해결책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디스커버리 보험(Discovery Insurance)은 자사 고객의 예상 수명 연장 프로그램을 고안해 가격 인하 및 높은 수익을 달성했다. 노바티스는 인도 시골 주민 수천 만명에게 의약품과 보건교육을 제공, 일반적인 유통채널 밖에서 새로운 매출 경로를 개척했다. 월마트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절감시키는 한편, 공급업체도 동일한 노력을 진행하도록 유도해 수십 억 달러를 절약하고 있다. 제인은 인도 내 500만 명의 소규모 농장주에게 점적관수 교육을 제공, 산출량을 늘리면서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이러한 기업들은 사회적 문제를 사업 혁신과 경쟁력 확보의 기회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새롭거나 재설계된 제품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들을 밝혀낸다. 사회 결핍은 내부 비용을 발생시키는데, 기업이 속한 공동체에서 가치 사슬을 개선하고 사업 환경을 강화하면 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공유 가치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영리단체 및 정부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고 있다. 이윤을 창출하고 성장을 지속시키는 능력은 보건의료활동의 결과를 향상시키고, 기후변화문제에 있어 진전을 만들고, 빈곤한 이들을 위한 새로운 경제활동의 기회를 창출한다. 그리고 이 모두를 대규모로 이뤄낸다.
포춘에서 처음으로 작성한 ‘세계를 바꾸는 기업’ 명단은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인식을 재고하려는 시도이다. 이 목록은 경쟁력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세계적으로 중요한 사회문제나 환경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의 순위를 제시한다. 이 명단은 기업의 전반적인 ‘올바름’이나 ‘사회적 책임감’에 대해 순위를 매기려고 작성된 것이 아니다. 대기업은 수많은 방법을 통해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복잡한 운영조직이다. 이 목록의 목적은 그저 자사 이윤 창출 전략의 일환으로 좋은 일을 하는 기업에 대해 관심을 높이고, 인류의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힘을 새로이 조명하는 데 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필자 및 포춘 편집자들은 전 세계 수십 여 기업, 학계, 비영리단체 전문가들과 연락을 취해 추천을 받았다. 추천을 받은 200 개 이상의 후보들을 공유가치 이니셔티브(Shared Value Initiative)와 비영리 사회영향 자문업체 에프에스지 FSG로 구성된 합동팀이 검토했다. 기업 혁신 연관도, 중요 사회문제에 대한 측정 가능한 영향도, 기업 이윤 창출 능력과 경쟁력에 대한 공유 가치 활동의 기여도,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공유 가치 활동 노력의 중요도 등의 4가지 영역을 고려했다. 그 후 포춘 집필팀에서 각 후보를 검토, 그들의 영향도에 대해 보고했다. 포춘 편집자들이 포춘 자체보고 및 제공된 분석을 기반으로 최종 51개 기업을 선정하고 그 순위를 정했다.
공유 가치는 이제 막 총체적으로 측정이 시작된 지표이다. 몇몇 기업들은 이타적인 이미지를 추구하고 있어 단순한 수익 언급이 그러한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고 우려, 자사 사회 활동의 사업적 영향에 대해 공개하기를 꺼려했다.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논란을 일으키는 업계에서 경쟁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일정 부분에서는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면서 다른 부분에서는 해로운 사업행위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공유 가치는 기업을 선과 악으로 구분하는 1차원적인 필터가 아니다.
이번에 처음 선정한 ‘세계를 바꾸는 기업’ 순위는 시작일 뿐이다. 향후 수 년에 걸쳐 지구를 바꾸는 더 많은 기업들이 공개될 것이며, 훨씬 더 많은 기업에 동기부여의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본주의의 힘을 제시하는 것이다. 모든 기업은 그 규모에 상관없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기업은 세상을 바꾸기 위해 경쟁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E. 포터 Michael E. Porter교수와 마크 R. 크래머 Mark R. Kramer는 비영리 사회영향 자문업체 에프에스지를 공동 설립했다. 에프에스지가 시작한 공유 가치 이니셔티브는 기업 및 그 파트너들 사이에서 공유 가치를 위한 사업방식을 발전시키려는 세계적 플랫폼이다.
BY MICHAEL E. POTER & MARK R. KR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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