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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녹는 아이스크림

여름철 쉴 새 없이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 때문에 맛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 8월 영국 에든버러대학과 던디대학 공동연구팀이 박테리아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분리
특정 박테리아 종(種)은 생물막(biofilm)이라는 발수층을 형성, 다른 미생물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한다. 연구팀은 흙이나 볏짚 등 자연계에 널리 존재하는 고초균에서 생물막 생성에 관여하는 BsLA 단백질을 분리해냈다.

메커니즘
온도가 올라가면 아이스크림의 유지방과 당성분이 분리된다. 이렇게 되면 내부에 갇혀 있던 공기방울이 빠져나가면서 얼음결정이 녹는다. 반면 BslA 단백질을 첨가하면 온도가 올라가도 유지방과 당이 분리되지 않고, 결합된 상태를 유지한다. 덕분에 아이스크림 속 공기방울과 얼음결정의 구조도 오랜 시간 유지된다. 그렇게 이 아이스크림은 일반 아이스크림처럼 스푼으로 떠먹을 수 있을 만큼 부드러우면서도 녹는 속도는 월등히 느리다.

상용화
아직 BslA 단백질이 아이스크림의 맛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 연구팀을 이끈 에든버러대학의 생체분자 물리학자 케이트 맥피 박사 또한 연구실 구성원들에게 BslA 아이스크림의 맛을 보라고 열심히 권했지만 정작 자신은 아직 먹어보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BslA 단백질은 인체에 안전합니다. 고초균은 청국장이나 낫토를 만들 때 사용하는 비병원성 균이에요.” 현재 연구팀은 기술고도화를 위한 후속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돌발변수만 나타나지 않는다면 3년쯤 뒤에는 잘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슈퍼마켓에서 만나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114억 달러
2014년 기준 중국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 전 세계에서 판매된 아이스크림 3개 중 1개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BsLA - Bacterial Surface Layer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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