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까지만 해도 해외펀드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던 브릭스펀드가 저조한 수익률에 신음하고 있다. 중국ㆍ러시아ㆍ브라질 증시 부진에 이어 그나마 여름까지 선방하던 인도증시가 최근 들어 급락하면서 브릭스펀드의 수익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브릭스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5.9%를 기록했다. 러시아(-45.5%), 브라질(-31.2%)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수익률이지만 같은 기간 선진국 펀드인 미국(-6.7%)과 비교하면 4배 이상 손실이 크다. 주요 펀드를 살펴봐도 국내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큰 ‘슈로더브릭스주식형-자A-1’펀드(-25.02%)는 물론 ‘신한BNP봉쥬르브릭스플러스주식(-25.22%)’ ‘미래에셋브릭스업종대표주식형자(-29.94%)’ 등이 일제히 극도의 부진을 겪고 있다. 브릭스펀드의 부진은 주요 4개 국가의 증시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불과 3개월 전 2,200포인트였던 러시아 RTS지수는 이제 1,000선 붕괴를 눈앞에 뒀고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도 하루에 9% 이상씩 하락하는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면서 최근 4만5,000선이 무너졌다. 최근 전세계 증시 중 가장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던 인도 뭄바이 증시는 지난 8월 1만5,500포인트를 고점으로 최근 1만2,000포인트까지 하락하며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여기에 국경절 휴일을 보내고 일주일 만에 개장한 중국증시도 3% 넘게 하락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브릭스펀드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국가들의 견조한 상승세로 펀드 효율성에 대한 믿음이 컸다. 그러나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은 ‘분산투자’의 장점이 ‘동반 정체’의 악몽으로 돌변하며 수익률 악화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브릭스펀드에서는 최근 1개월 사이에만 무려 2,08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며 해외 펀드 중 자금이탈이 가장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이 추세적 상승으로 복귀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브릭스펀드 역시 글로벌 소비회복이 가시회된 후에나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단기적 유동성 축소로 인도보다는 중국이, 러시아보다는 브라질이 양호한 성과를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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