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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외화차입 여건 크게 악화

외평채 가산금리·CDS 프리미엄 폭등세<br>美 신용경색 따라 고금리 지속 가능성 커


해외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 금리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삼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과 가산금리가 폭등함에 따라 은행권의 외화 차입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오는 2014년 9월 만기가 돌아오는 외평채 가산금리(Spread)는 지난 22일 177bp(1.77%포인트)까지 치솟아 2004년 9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정부가 해외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할 때 무위험 자산인 5년 만기 미국 재정증권 수익률에 추가로 얹어줘야 하는 일종의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국제시장에서 한국의 신용도 또는 신용 리스크 수준을 나타낸다. 우리 정부나 기업들이 채권을 발행할 때 신용파산 리스크 정도를 반영하는 CDS프리미엄도 2003년 카드채 사태 이후 처음으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계 CDS프리미엄은 21일 85bp(0.85%포인트)를 기록, 2003년 8월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등 시중은행들의 CDS프리미엄도 200bp(2.0%포인트)대로 치솟아 외화 차입 조건이 크게 악화하는 추세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국책은행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국내 은행들로서는 훨씬 더 높은 금리를 주고 외화를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산업은행은 이달 10일 5년 만기 글로벌본드 10억달러를 미국 국채 수익률에 가산금리 218bp(2.18%포인트)를 얹어 조달했다. 이날 외평채 가산금리는 152bp로 산업은행은 66bp가량 더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가산금리 수준은 50bp 수준이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평채 가산금리나 CDS프리미엄은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장기 채권 발행시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는 외국 투자자들이 많은데 미국의 채권보증업체인 모노라인 부실과 미국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신흥시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에서는 국내 은행들이 해외자금 조달여건 변화를 면밀히 지켜보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인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신용경색이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해외자금 조달여건의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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